무상급식지키기 진주시민대책위 발족

"밥 먹는 게 교육이라요. 우리 어른들은 밥상예절부터 가르쳤다아입니꺼."

육교에 올라 현수막을 펼쳐들고 외친다. 진주 엄마들이 거리에 나섰다. 홍준표 경남 도지사의 일방적인 무상급식 중단 선언에 항의하며 아이들에게 차별없는 밥을 달라고 외친다.

1일 유상급식 첫째날, 오전 10시 30분 진주시청 앞 광장에 엄마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시청 앞 도로를 따라 줄을 이어가며 현수막을 펼쳐든다. 차도를 달리던 차량들이 신호 대기를 기다리며 쳐다본다. 어떤 운전자는 창문을 내리고 "화이팅"을 외친다.

유상급식 첫째날, 진주 엄마들은 무상급식지키기 진주시민대책위(이하 대책위)를 발족했다.

오전 11시, 대책위는 다시 진주시청 브리핑룸으로 옮겨  ‘무상급식을 바라는 학부모 호소문’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 후 시청 광장과 육교 등을 에워싸며 40여 개의 슬로건을 내걸고 두 시간 동안 시민 선전전을 펼쳤다.

대책위는 경남도와 홍준표 도지사에게 “예산이 없어 힘들다고, 재정자립도가 낮다고 아이들 밥그릇부터 줄인다고 하니 말이 되냐”며 “예산을 확대했다 삭감했다 하는 것은 무상급식에 대한 원칙과 소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대책위는 “무상급식은 미래세대에 대한 확실한 투자”이며 “눈칫밥으로 주눅 드는 아이들이 없도록 무상급식을 다시 시행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대책위는 진주시의원들에게 “급식비 예산 대신한다는 서민자녀지원조례안을 철회하고 무상급식이 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경남 무상급식 실시는 그동안 경남지역 전체 초중고생은 756개 학교로, 전체 28만 5000여 명 중 21만 8000여명 학생이 혜택을 받아왔다. 읍면지역 초중고교와 동지역 초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해왔던 것. 하지만 1일 유상급식으로 전환하면서 이들은 모두 급식비를 내고 점심을 먹어야 한다. 저소득층 자녀와 특수학교 학생 6만 6000여명은 그대로 무상급식 혜택이 유지된다.

경남도는 지난해까지 학교 무상급식 식품경비를 지원해 왔으나 올해는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다. 홍준표 지사는 급식 지원비 643억 원(도·시·군비)을 전용해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에 쓰기로 했다. 진주시 급식지원비는 56억 원이다. 현재 급식비 지원을 중단하면 이 예산은 서민자녀교육지원비로 사용된다.

곽은하(무상급식 지키기 진주시민대책위) 집행위원은 “무상급식이 실시될 때까지 진주 시민들은 매주 수요일마다 1인릴레이 시위를 할 것”이라며 “6일부터는 해당 시의원들은 차례로 면담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진주시 서민자녀지원교육 조례 입법안은 3일 열릴 제 177회 진주시의회 임시회에서 다뤄질 예정이었으나 임시회는 21일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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