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으로 힘든가? 스트레스 받는가?

몇 만년 전인 수렵채집 시기나, 복잡한 사회구조와 인간관계로 이루어진 오늘 날이나 인간의 뇌와 몸속에서 일어나는 생리적, 생화학적 작용은 거의 동일하다. 먹었으면 싸야 하고 남았으면 달리고 움직여 태워야 한다.

그 때나 지금이나 위기와 스트레스의 시기가 있고 안정과 평화의 시기가 있다. 몇 만년 전 개인이 겪는 위기와 스트레스란 이런 것이다.

▲ 황규민 약사

아프리카 초원을 지나다가 사자를 만났다.
선택은 두 가지다. 싸우거나 도망가거나.
대부분 죽을 힘을 다해 도망갈 것이다.

대뇌피질은 상황을 신속하게 판단하고 부신수질에서는 아드레날린을 폭발적으로 방출하여 심장박동, 혈압, 호흡을 증가시키고 근육을 긴장시켜 순식간에 최대의 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할 것이다. 부신 피질에서는 스테로이드 홀몬을 다량 쏟아내고, 스테로이드 홀몬은 몸속에 저장되어 있는 탄수화물, 지방 같은 칼로리 영양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포도당으로 바꾸어 혈중으로 쏟아낸다. 포도당은 도망칠 때 필요한 에너지로 즉시 사용될 수있기 때문이다.

죽을 힘을 다해 도망치다 정신을 차려보니 사자는 보이지 않고 큰 바위가 눈앞에 있다. 바위 뒤에 안전하게 숨어 호흡을 가다듬고 보니 쿵쾅거리던 심장도 진정되고 긴장도 풀린다. 혈압도 정상화되었을 것이고 달린다고 에너지를 소모하여 혈중 포도당 농도도 정상화되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 조상들이 위기, 스트레스를 넘기고 안정과 평화를 맞이하는 방식이었다. 몸속에서는 아드레날린과 스테로이드 홀몬과 맥박, 혈압, 호흡, 혈당이 작용하고 있었다.

오늘 날은 어떤가? 사자는 직장 상사로, 복잡한 인간관계로, 경제문제로 바뀌었다. 사자는 가끔 만났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항상 존재한다. 또한 사자로부터는 도망치면 그만이었지만 지금의 문제들은 도망칠 수 없는 상시적인 것이다. 사자를 만나면 도망치는 과정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었고 아드레날린, 스테로이드 홀몬, 고혈당 등 생리적 문제를 해소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문제들은 피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스트레스는 일상화되어 있다. 직장 상사에게서 꾸중을 들었다고 뛰쳐나가 운동장을 한 바퀴 돌고 올 수도 없고 운동장을 돌고 온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아드레날린과 스테로이드 홀몬과 혈당이 항상 높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스트레스가 일상화되면 뇌와 몸은 이것을 위기로 인식하여 이에 대비한 에너지 확보를 위해 혈중 포도당 농도를 계속 높게 유지하려고 한다. 그래서 탄수화물, 즉 단 음식이 땡기게 된다. 그래서 과식하게 되고 음식 중독, 탄수화물 중독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과식은 인슐린의 작용에 의해 뱃살로 나타난다.

수렵채집을 포기하고 농사를 시작하면서 인류가 건설한 복잡한 문명사회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스트레스를 개인이 극복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간관계 경제문제 등 일로써 해결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몸속에서 일어나는 생리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멘탈 파워를 강화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사자로부터 도망가는 방식을 흉내내는 것이다. 즉 달리는 것이다.

달리기는 아드레날린과 스테로이드 같은 스트레스 물질을 분해하여 정신적 건강을 강화하고 스트레스로 높아진 혈중 포도당을 소모하여 뱃살을 예방하고 육체적 건강을 강화한다.

정신적으로 힘든가? 스트레스 받는가?
먹고 싸고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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