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 목욕탕 출입문제 보도한 기자에게 막말한 것 사과해야"

진주참여연대 등 8개 시민단체는 19일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창희 진주시장이 시청 기자실에서 뉴스프리존 A기자에게 한 막말과 폭언에 대해 진정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스프리존 A기자는 지난 12일 이창희 진주시장의 상습적인 근무시간 중 목욕탕 출입 문제를 보도한 바 있으며, 이 시장은 지난 14일 기자실을 방문해 이 문제를 거론하다 뉴스프리존 A기자를 발견하고 막말을 내뱉았다. 

진주참여연대 등은 이날 이창희 시장에게 △ 막말을 한 기자 본인에게 사과할 것 △ 당일 기자에 대한 사법처리를 운운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이들 기자를 고발한 시민에게 고발 취하를 부탁할 것 △ 더 이상 진주시민의 명예를 더럽히는 막말을 하지 말고 품위를 지킬 것 △ 더 이상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언론탄압 행위를 하지 말 것 등을 요구했다.

▲ 진주참여연대 등이 기자에게 폭언을 한 이창희 진주시장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이창희 시장 막말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월 12일 진주지역 언론 3사가 쓴 ‘진주시장 목욕탕 출입’ 기사에서 시작됐다. 당시 이들 언론사는 이창희 진주시장이 일과시간 중 목욕탕을 상습적으로 출입해 왔다며 공직기강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이 시장은 13일 “근무시간에 개인용무로 목욕탕을 출입한 부분에 대해 시민 여러분께 사과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하지만 이창희 시장은 다음 날인 14일 진주시청 기자실을 방문해 해당 기사를 쓴 기자에게 막말과 폭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 시장은 이날 진주시청 일부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뉴스프리존 A기자에게 “(기사) 그거 네가 썼나. 네가 글을 썼나. 너는 썼나. 안 썼나.”라는 말로 기사를 쓴 사실이 있는지를 추궁했다. 이후 A기자가 이 시장이 반말을 하고 당신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문제 삼자 “너 나이도 쌔까맣게 어린 게 그럼 당신이라 하지 말고 야 이 XX야 라고 할까?”라는 폭언을 내뱉았다.

진주참여연대 등은 이에 대해 “진주시장이 기자를 향해 막말과 폭언을 일삼는 행위는 근무시간에 목욕탕에 간 것보다 더 나쁜 행동”이라며 “진주시장의 이러한 협박 발언은 언론의 감시와 비판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며, 기본적으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어 “진주시장의 막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며 지난 2016년 11월 진주시 의회 본회의장에서 이 시장이 류재수 진주시의원에게 “짜식이 말이야. 까불고 있어”라는 발언을 했던 것을 거론했다. 당시 이 시장은 이 같은 그의 폭언에 항의하는 동료 시의원 강민아 의원에게도 “니나 잘 해”, “니 일도 아닌 데 왜 나서”와 같은 막말을 거듭했던 바 있다.

진주참여연대 등은 지난 14일 진주시청 기자실에서 이창희 시장이 그의 목욕탕 상습방문 문제를 쓴 취재기자 3명을 거론하며 “내가 반드시 이것들을 사법처리 할 거다. 그냥 두지 않겠다. 사법기관에 의뢰할 거다”는 발언을 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한 시민이 해당 기자들을 고발한 점도 문제 삼았다. 진주참여연대 등은 “이창희 진주시장이 기자들을 사법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내고, 며칠 후 한 시민이 취재기자들을 고발한 것이야말로 ‘오비이락’(우연히 연관성 있어 보이는 일이 동시에 벌어짐)이라기보다는 배후가 있는 정치음모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 시민에 의해 고발된 취재기자 가운데 한 명은 19일 “나를 고발한 진주시민에 대해서는 법적인 조치를 취할 생각이 없지만, 이창희 시장에 대해서는 좀 다르다”며 “이전에 낸 입장문이라든가, 기자실에서 폭언을 한 것 등에 기초해 명예훼손죄 등을 검토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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