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로 시작해 공정성, 전문성까지 의심 받아

진주시가 정보공개를 거부했던 ‘진주소식 편집위원회’ 명단을 <단디뉴스>가 입수했다. 진주시는 줄곧 편집위원 명단 공개를 거부해 시정소식지 제작에 투명하지 못한 절차와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지난 해 진주시는 시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시정소식지 재발행을 의회에 강하게 요구했다. 결국 올해부터 4억 5천만 원의 예산으로 매월 6만부의 시정소식지를 배포하고 있다.

▲ 진주시는 타 자치단체와 비교해볼때 인구 대비 시정소식지 발행 부수가 엄연히 많다. 사진은 시민에게 외면 받는 시정소식지 모습

편집위원 전원이 명단 비공개 요청해...‘진주시 거짓말’

진주시의 경우 전문가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종합적인 평가로 소식지 제작 업체를 선정하지 않는다. 단가입찰 방식으로 가격이 적정하면 업체를 선정한다. 그러하기에 편집위원회라도 전문성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단디뉴스>는 편집위원회가 전문성과 식견을 갖춘 인원으로 구성됐는지 파악하기 위해 진주시에 위원회 명단을 정보공개 청구했다.

하지만 진주시는 편집위원 명단을 ‘비공개’로 처리해 통보했다. 진주시는 편집위원들의 의견을 들은 결과 전원 ‘비공개’를 요청했기에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 '진주소식편집위원회' 위원 명단을 공개해 달라는 정보공개청구에 진주시는 정00, 주00 ...이런 식으로 사실상 '비공개로 결정 통보했다.

하지만 진주시는 회의에 불참했던 위원까지 편집회의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본인이 편집위원에 연임돼 새로 위촉된 사실 자체를 모르는 위원도 있었다. 또한 시의원 몫인 편집위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진주시는 모든 편집위원 전원이 비공개를 요청했다는 ‘거짓말’을 했다.

실명 공개를 꺼린 시의회 A의원은 "편집위원회가 특별하게 이해관계가 충돌해 의견이 대립하는 위원회가 아니“라며 "(명단을) 공개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편집위원 명단 공개... ‘공정성과 전문성’ 의심돼

이번에 입수한 ‘진주소식 편집위원’ 8명의 면면은 공정성과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위원들이다.

일단 진주시의 경우 공무원이 3명 참여하고 있다. 성남시는 공무원의 편집위원 참여를 최소한으로 구성한다는 조례안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전문성과 공정성에 바탕한 소식지라면 내부 공무원의 수가 적어야 한다”며 “외부 전문가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공무원 수를 제한한다”고 말했다. 다른 자치단체 역시 공무원 수를 제한해 편집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조례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교수인 곽재용 위원은 <단디뉴스>와의 통화에서 “신문(소식지)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며 “현재 위원회 참여는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편집위원 가운데 시민단체 인사들은 진주시에 우호적인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언론사 관련 인사는 2명이 참여하고 있다. 그중 한 명은 경남일보 소속으로, 시정소식지는 발행이 중단됐던 2017년 제외하고, 2011년부터 계속해서 경남일보가 제작하고 있다.

▲ '단디뉴스'가 입수한 '진주소식 편집위원 명단. 진주시는 위원 명단을 끝내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들로 편집위원의 전문성과 공정성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진주시의 주장대로 편집위원들이 명단 공개를 거부했다면 그것 역시 논란이 예상된다.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배진영 간사는 “누가 봐도 편집위원회 활동은 공적인 영역에서 수행돼야 마땅하다”며 “밀실에서 몰래 하겠다는 것은 딱 봐도 자리 나눠먹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원회 수당 역시 세금으로 지출된다”며 “진주시의 지원에 목을 매는 언론과 언론에 관심이 없는 시민들로는 감시가 어려울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다른 자치단체의 시정소식지 편집 과정을 보니, 진주시처럼 편집위원이나 기획편집 회의 과정을 비공개로 제작하는 곳은 없었다. 오히려 시정홍보 차원에서 투명하게 절차를 공개하고, 전문가들은 시민의견을 적극 수용하는 진행과정을 거쳤다.

▲ 광주시 시정소식지 '광주비전'의 편집위윈회 회의는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 [출처=네이버 블로그 우렁이 (k0070326)]
▲ 광주시 시정소식지 '광주비전'의 편집위윈회 회의는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 [출처=네이버 블로그 우렁이 (k0070326)]

이와 관련해 답변을 들으려고 진주시와 여러 차례 연결을 시도했지만 관계자와 직접 연락이 닿지 않았다.

어떤 이유에서이든지 진주시가 ‘꽁꽁 싸맨’ 시정소식지 편집위원회 명단이 드디어 공개됐다. 진주시가 투명하지 못한 절차와 떳떳하지 못한 사유로 위원을 공개하지 못 한 것은 아닌지 비판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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