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원가 재산정 용역 두고 위원단과 진주시 입장 엇갈려

표준운송원가 인건비 3% 인상,

시내버스 기사들 ‘최저시급’도 못 받을 판

진주시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 심의 결과가 22일 발표됐다. 진주시는 이날 시민평가단의 심의 결과 표준운송원가 중 인건비 부분은 약 3% 인상(공무원 5년 평균임금 인상률 적용)하고, 연료비도 소폭 상향해 지급한다고 밝혔다(CNG차량의 경우 표준연비의 52.5%를 적용해 지급하던 것을 45.5%로, 경유는 52.5%에서 46.2%로 지급).

문제는 인건비를 약 3%만 인상하기로 하면서 시내버스 운전기사들이 올해 최저시급 7천530원을 보장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현재 일부 업체의 시내버스 운전기사 시급은 6천5백 원에서 6천7백 원 사이로 책정돼 있는데, 진주시가 표준운송원가의 인건비를 3%만 인상해 시내버스 업체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저시급을 맞춰주고 싶어도 재정적 여력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정에 시내버스 업체 측은 반발하고 있다. 이미 조합원 투표를 통해 쟁의행위를 가결시킨 삼성교통노조는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강석규 삼성교통 노조 사무처장은 “시민의 불편이 우려돼 시민들이 최대한 불편을 겪지 않는 선에서의 쟁의행위를 고심하고 있다”며 “진주시가 저렇게 나오니 답답하다”고 밝혔다. 부산교통과 시민버스 등에도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담당자의 출장 등으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삼성교통 노조는 지난 달 27일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75% 찬성으로 이를 가결시킨 바 있다. 지난 달 22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해 15일 간의 조정기간을 거쳤지만 조정은 불성립됐다. 창원의 경우 시내버스 기사들이 제기한 경남지방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회의에 창원시 등이 참여한 바 있으나, 진주시는 조정 당일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 진주시청

진주시, 시민평가단 ‘인건비 부족하지 않다’고 판단.

시민평가단, ‘그런 적 없고, 자료 부족해 용역 요구했다’

용역 두고도 입장 엇갈려

진주시는 보도자료에서 시민평가단이 표준운송원가 중 인건비 부분은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을 드러냈다고 밝혔지만, 시민평가단은 이 점을 부정하고 있어 사실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진주시는 “시민평가단은 이번 발표에서 지난 해 진주시가 운수업체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경영평가 및 서비스 용역결과를 분석한 결과 표준운송원가 중 인건비 부분은 대부분 운수업체에 부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입장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평가단 박영선 위원장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박영선 위원장은 "표준운송원가 중 인건비 부분은 대부분 운수업체에 부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진주시의 이야기는 시민평가단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니라며, 관련 자료가 미비해 운송원가 재산정을 위한 용역을 올해 시내버스 업체 경영평가 진단 시 함께 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표준운송원가 산정을 위한 용역을 두고도 시민평가단과 진주시의 입장이 달라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진주시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시민평가단이 제안한 용역과 관련해서 진주시는 준공영제가 아니므로 원가 재산정을 위한 용역은 따로 할 수 없고, 시민평가단이 표준운송원가의 적정성을 검토할 수 있도록 진주시가 매년 수행하는 운수업체 경영진단 용역 시 관련 사항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2일 통화에서 진주시는 “올해는 이미 표준운송원가가 의결된 상황이라 올해 경영진단 시에는 원가 재산정을 위한 용역을 추가로 하지 않고, 내년에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평가단 박영선 위원장과 진주시의회 서정인 의원(무소속)은 시민평가단에서 의결한 것과 진주시의 주장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박영선 위원장은 “위원회 회의 당시 특정 업체가 파업을 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내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 같아 올해 경영진단 용역 시 표준운송원가 재산정을 위한 용역을 함께 하기로 했는데 진주시가 그렇게 말했다니 이해되지 않는다”며 “만약 올해 경영진단 평가 시 원가 재산정을 위한 용역을 하지 않는다면 이는 시민평가단이 내린 결론을 진주시가 뒤집는 것”이라 말했다.

서정인 의원은 “진주시에 ‘표준운송원가’ 산정의 적합성을 알아보는 용역을 하자는 제안을 했고 진주시가 이를 받아들였다. 용역을 통해 표준운송원가로 버스기사들의 최저시급을 맞출 수 있는지 보기 위함이었다.”며 “당시 진주시가 2~3개월 내에 용역을 하겠다고 했는데 올해는 이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니 입장이 바뀐 것 같다.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 진주시내버스가 빗길을 달리고 있다.

한편 현재 삼성교통 버스기사 등은 시급 6천7백 원에 해당하는 인건비를 받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인 7천530원에 한참 미달한다. 뿐만 아니라 진주시내 버스기사들은 인근 창원, 김해나 서울, 청주의 시내버스 기사 월급에 비해 매우 열악한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 삼성교통지회에 따르면 서울 시내버스 기사들은 22일 근무 기준 3백85만 원의 임금을 받고 있다. 삼성교통은 같은 일수를 근무하면 2백만 원의 임금을 받는다. 인근 창원 시내버스 기사들의 경우 26일 기준 3백67만 원의 임금을, 김해는 3백60만 원의 임금을 받지만 진주는 같은 일수를 근무하면 임금이 2백45만원에 불과하다. 차액이 백22만원에서 백15만원까지 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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