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금산면농민회’ 30주년 기념 인터뷰

지난 13일 금호지 잔디광장에서 금산면농민회 3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금산면농민회는 서부경남 농민회의 시초라 불리며 농산물 수입개방 반대, 농민생존권 보장 등 여러 투쟁 현장의 선두에 있었다. 농민들의 권리를 지키고, 농산물 가격보장부터 최근 농민헌법 개정 운동까지 금산면농민회를 이끌고 있는 정동석 지회장을 <단디뉴스>가 만났다.

 

▲ 금산면농민회 정동석 지회장

▲ 30주년,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진주시농민회 역사가 금산면농민회로부터 출발했다. 진주시농민회보다 먼저 생겼다. 1988년에 만들어졌는데 선배님들의 그동안의 노고가 컸다. 선배님들이 만든 30년의 역사 위에 새로운 30년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 부담이 크다.”

▲ 이번 30주년 행사에 많은 분이 오신 것 같다

“고맙게도 정말 많이들 오셨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박행덕 의장도 오셨다. 면장님 포함해서 지역 관계자, 농업관련 인사들이 많이 오셨다. 진주시장은 따로 초청 안했다. 농민회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웃음)”

▲ 30주년의 역사의 여러 장면들을 소개해 달라

“지난 30년 동안 수입개방저지투쟁, 농민생존권 투쟁 등 농업과 농민을 위해 쉴 새 없이 달려왔다고 생각된다. 함께 싸웠던 동지가 구속 되거나, 목숨을 잃는 가슴 아픈 역사도 있었다. 또한 농민들과 지역민과 함께하여 얻은 승리의 역사도 있었다. 최근 박근혜 퇴진운동을 주도적으로 했다. 박근혜정부는 국정농단 뿐만 아니라 농정 역시 파탄시켰다. ‘전봉준투쟁단’을 조직해서 서울로 자주 올라갔다. 촛불세력과 함께 했다.”

▲ 전봉준투쟁단이 뭔가

“동학혁명의 정신을 이어 받는 목적으로 조직됐다. 동군은 진주에서 서군은 광주에서 출발해 박근혜 탄핵을 외치며 트랙터로 진군했다. 한두 번 일시적으로 한 게 아니라 꾸준히 했다.”

▲ 금산면농민회에 대해 좀 더 알려 달라

“서부경남 농민회의 시초가 금산면 농민회라 보면 된다. 요즘 젊은 사람이 줄고 있지만 회원은 100명이 넘는다. 88년 20만 명이 함께한 수세투쟁이라 불린 농민대투쟁을 준비하고 승리하는 과정에서 금산면 농민회가 결성됐다. 금산면농민회는 투쟁의 역사이다. 농민들의 생존을 부여잡기 위해 피와 땀으로 얼룩진 투쟁의 역사 그 이상도 이 이하도 아니다.”

▲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농민 생존권은 여전히 문제인 것 같다

“삼성 스마트 폰은 매년 한두 번씩 십만 원씩 가격이 올라간다. 짜장면 가격도 최근에 올랐다고 한다. 하지만 삼십 년 전 쌀값이나 지금 쌀값은 그대로다. 그러니까 농민들이 살 수 있겠냐 말이다. 금산면은 시설원예가 많다. 고추하우스는 겨울 내내 보일러를 돌려야한다. 겨울에 기름 값 주고 나면 농민 인건비는 마이너스다. 완전 마이너스다. 농업인 집집마다 빚이 자꾸 늘어난다. 다들 빚을 못 갚아서 난리다.”

▲ 정부나 시에 불만이 많겠다

“농민이 먹고 살게끔 해줘야지. 국민들에게 싸게 잘 먹고 잘 살라고 개방했으면 농사짓는 사람도 같이 잘 살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농사짓는 사람은 못 산다. 국가 입장에서 수입 개방 하겠지. 누가 못하게 하나. 하되 왜 우리 농민 생각은 전혀 안 하냐 말이다.”

▲ 구체적으로 요구 사항이 뭔가

“한마디로 ‘좀 먹고 살게 해 달라’는 그것뿐이다.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해서 쌀값 보장해 주면 쌀 농가에서 하우스를 더 안 짓는다. 지금은 시설하우스가 계속 들어서니 농산물 가격은 폭락한다. 쌀 농가 역시 마찬가지로 어렵다. 정부에서는 쌀값 정상화와 시설원예 농업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식량주권과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을 개정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 헌법에 노동자 최저임금 보장되듯, 개정헌법에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을 명문화해서 농민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 시민이나 소비자에게 하고 싶은 말도 있겠다

“소비자들이 지금 구입하고 있는 수입 농축산물이 가격이 싸다고 좋은 게 아니다. 이상 기후로 인해서 그리고 여러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가격이 언제 뛸지 모른다. 그땐 어쩔 텐가. 물론 우리 농업인들의 분발도 필요하다. 국민이 먹거리의 가격을 제값주고 찾아서 사먹을 수 있도록 좋은 식량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 앞으로 금산면농민회 계획이 궁금하다

“농민회의 존재 이유는 농민 주권을 찾기 위해서다. 딴 거는 없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에 대해 시민 여러분들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거창해보지만 농업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더욱 단결하고, 싸워 나가겠다.”

 

▲ 지난 13일 금호지 잔디광장에서 금산면농민회 3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농민회 회원들이 고사를 지내고 있다.
▲ 이날 기념식에는 전농 의장을 포함해서 많은 농업인과 지역민이 참여했다.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