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평기념사업회,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초청강연

“촛불이 진정한 혁명이 되기 위해서는 촛불 정신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

형평운동기념사업회는 4월 23일 저녁 7시 경남과학기술대학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 초청강연을 열었다.

오씨는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고 국가는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지닌다’고 명시된 대한민국 헌법 10조를 들어 “인권이란 신분과 학력, 성별, 종교, 지역을 따지지 않고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보장되는 것”이라 강조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은 세계에서 가장 잠을 적게 자는 나라, 공부를 가장 많이 해야 하는 나라, 산재사망율이 가장 높은 나라, 비정규직이 가장 많은 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감이 꼴찌인 나라로 기록되고 있다. 이런 현실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단어가 바로 ‘헬조선’이란 말이다.

오씨는 자살률을 근거로 들어 한국사회의 열악한 인권현실과 불평등 구조를 고발했다.

2016년 기준으로 한국에서 살해당한 사람의 수는 하루 평균 0.97명에 불과하다. 이는 일본 다음으로 낮은 수치이며, 한국이 안전한 나라로 꼽히는 근거로 자주 거론된다. 이에 반해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 수는 매일 4.87명,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매일 10.69명, 자살자 수는 매일 35.87명에 달한다. 모두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부끄러운 수치들이다. 특히 자살률은 OECD 평균의 2.5배에 이르고, 노인 자살률은 3.5배에 달한다.

 

▲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

오씨는 “한국인들은 사회구조로 인한 불행과 불만을 타인에 대한 폭력으로 푸는 대신 개인 책임으로 자책하다 결국 ‘자살’이라는 방법으로 사회문제를 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IMF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한국의 자살률은 일제강점기 시절보다 높고, 세계 최하위를 달리는 행복도는 내전을 겪고 있는 분쟁지역과 비교될 정도다.

오씨는 “눈에 보이는 계급구조는 사라졌지만 부의 불평등으로 인한 차별과 불평등은 전사회적으로 이미 고착화 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불평등 구조가 콘크리트화된 원인은 재벌기업의 힘이 노동에 비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대형 토목공사나 도로건설 사업은 모두 재벌기업 배불리기로 이용되고 있고, 국유지나 공유지를 뺀 대부분의 사유지도 재벌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 그는 “우리의 생활 속에서 촛불혁명이 다시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씨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미투운동이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반갑게 생각한다. 한진그룹 조현민 조현아 갑질에 대한 폭로가 터져나오는 것도 마찬가지”라며 “촛불을 들어 부정한 권력을 몰아낸 자신감으로 우리 삶의 문제를 개혁해 나가는 사례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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