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 먹듯 먹고, 마취 필요 없는 게 장점

국립경상대학교 수의학과 정동인 교수팀은 7일 국내 기술로 만든 동물용 캡슐내시경을 동물환자에 적용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동인 교수팀은 9~11kg 체중의 반려견에게 8회 이상 캡슐내시경 검사를 진행해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7월24일 동물병원 내원 환자에게 이 기술을 처음 적용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환자가 알약처럼 삼키면 소장과 대장 영상을 촬영해주는 캡슐내시경은 마취 없이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내시경 촬영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에게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아직 수의학 분야에서 캡슐내시경을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캡슐내시경은 입을 통해 알약 먹듯 먹으면 검사가 진행된다. 위, 소장, 대장 등을 거치며 영상을 촬영한 캡슐내시경은 이후 분변과 함께 항문으로 배설된다. 일회용이기 때문에 재활용은 하지 않는다. 매우 드물게 위에 이물질이 남을 수 있으나 이 경우 일반 소화기 내시경으로 제거할 수 있다.

 

▲ 캡슐내시경을 통해 내시경 검사를 받고 있는 반려견(사진=경상대학교)

정 교수팀이 사용한 캡슐내시경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동물용 의료기기로 허가받은 인트로메딕의 ‘미로캠’이다.  미로캠은 마취 없이 캡슐내시경을 삼킨 후 1초당 3장씩 사진을 찍어 동영상 형태로 외부 수신기에 정보를 보낸다. 캡슐내시경 전에는 15시간 이상 절식이 필요하며 물은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 물을 많이 먹을수록 영상이 깨끗하게 나온다. 

미로캠의 배터리 시간은 12시간이며, 12시간 이내에 검사가 종료된다. 12시간이 지난 캡슐내시경은 비활성화되고, 분변으로 나오면 폐기한다. 미로캠의 경우 캡슐에 자석이 들어있어 외부에서 자석으로 캡슐내시경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캡슐내시경을 통해 외부기기에 전송된 동영상 일부(사진=경상대학교)

정동인 교수는 “캡슐내시경은 기존 일반소화기 내시경으로 확인할 수 없는 전체 소장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마취가 필요 없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영상정보를 통한 육안 검사만 가능할 뿐 부위가 확인된 경우 접근 위치에 따라 일반소화기 내시경으로 접근해 생검을 통한 조직검사는 따로 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무마취 상태에서 동물환자의 소화기 내부를 육안으로 확인하고 진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수의학에서 사용가치가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동인 교수는 5kg이하 소형견과 고양이에게도 캡슐내시경을 적용할 수 있도록 인트로메딕 측에 캡슐사이즈 축소를 요청한 상황이다. 인트로메딕 측은 기술적으로 가능한 만큼 사이즈를 줄인 제품을 개발 공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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