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없는 문제 방치됐고 상임근무자 '0명'

진주시립예술단이 지난 3년간 단 한차례의 공연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주시립예술단은 한 달에 8천만 원의 보조금을 진주시로부터 받고 있어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진주시립예술단원은 “지휘자가 오랜 기간 부재한 상황이라 사실상 공연을 시행하기 힘들다”며 “예술단의 정상화를 위해서 지휘자를 새로 임명하고, 부조리한 예술단 운영 문제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2014년 봄에 열린 진주시립예술단(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

문제는 지난 2015년 진주시가 시립예술단원들(비상임단원)의 기량향상을 위해 주 5회, 하루 2시간씩 출근하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진주시는 당시 주3회, 하루 3시간씩 출근하던 단원들의 기량 향상이 필요하다며 출근 일수를 조정했다.

이에 단원들은 반발했다. 타지역 거주자가 70%를 넘는 상황에서 하루 2시간 연습을 위해 먼 거리를 오가라는 지침에 항의를 표한 것이다. 이 와중에 예술단원들 사이에서는 타지역 거주자와 진주지역 거주자의 출근일수를 조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와 잡음이 일기도 했다. 지휘자 B씨는 진주시의 사퇴압력을 받다가 이후 사퇴했다.

2015년 정기공연 1회, 수시공연 6회를 펼친 진주시립예술단은 2016년부터 3년간 지휘자 공백 등의 이유로 공연을 펼치지 못 하고 있다. 매월 진주시는 진주시립예술단에 8천만 원의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지만 진주시립예술단은 지난 3년간 공연을 한 차례도 치룬 적이 없다.

진주시립예술단원도 이 같은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진주시립예술단원 A씨는 “지휘자가 없는 상황에서 대규모 공연은 치러내기 힘들다. 누군가 지휘자의 역할을 대신하려고 해도 네가 왜 지휘자의 역할을 대신하려고 하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예술가로서 공연을 하고 싶지만 공연이 열리지 않고, 공연을 이끌어 갈 지휘자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술단이 정상화되려면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한 달에 백만 원도 못 받는 비상임 근무자들이다보니 연습시간이 끝나면 생계를 위해 학교나 유치원 등에 강의하러 간다”며 “다른 지역 시립예술단처럼 상임 근무자가 많아야 한다. 생활이 보장되면 더 원활한 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주시는 이에 대해 “새로운 지휘자를 뽑지 않는 이유는 우리도 잘 모르겠다. 비상임근무자가 많은 이유는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활성화가 되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지휘자도 새로 뽑고 시립예술단을 정상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하반기부터 작은도서관 음악회 등에 예술단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산시립예술단은 단원 320여명 가운데 90%인 280여 명을 상임근무자로 채용해 매달 정기공연, 특별공연, 찾아가는 공연 등 원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진주시립예술단 단원 91명 가운데 상임근무자는 단 한 명도 없다. 이에 진주시립예술단 정상화를 위해 지휘자를 서둘러 임명하고 상임근무자 수를 늘려 원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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