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가 진주복합터미널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진주시외버스터미널 이전 문제를 두고 갈등이 불거질 조짐이 보인다. (관련기사 : 진주 시외·고속버스 터미널 '가호동 복합터미널' 로 합쳐진다.)

10일 정대용 진주상인연합회 회장은 “진주시의 방침은 장대동 시외버스터미널과 가호동 복합터미널 두 개를 두는 것인 줄 알았다”며 “상세한 내용을 알아보고 회의를 거쳐 대응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진주시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진주복합터미널 조성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 사업은 “장대동 시외버스터미널과 칠암동 고속버스터미널을 일원화하고 주거, 상업시설 등이 이곳에 어우러지게 하는 도시개발 사업”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조규일 시장이 밝힌 ‘2개의 버스터미널 (장대동 시외버스터미널, 가호동 복합터미널) 유지 방침’과 대립된다.

이 같은 소식에 정대용 진주상인연합회 회장은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그는 10일 “터미널을 이원화시킨다는 걸로 알고 있었다”며 “시외버스터미널, 고속버스터미널이 가호동 복합터미널로 모두 이전한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확인을 해보고, 사실이면 시장 면담을 요청해야 할 사안”이라며 “지난 선거 때 시장님의 방침은 장대동 시외버스터미널을 존치시킨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어 “올해 4월 반대서명 5만 3천여 명을 받아 경남도에 제출했고, 그간 반대 집회도 계속해왔다. 만약 시외버스터미널이 사라진다면 (상인회) 회의를 통해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호동 부지의 토지소유자들도 터미널 이전 부지 보상에 동의하지 않고 민간 개발을 하겠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 일단 확인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진주시는 “터미널 이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공청회, 간담회 등을 거치면서 반대 여론이 많이 적어졌다. 시민들 숙원사업이기도 하니 대다수 시민들은 찬성하지만 일부 상인들은 반대하는 걸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일을 추진하다보면 시민 100%가 찬성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옮기는 게 불가피하고, 터미널이 노후돼 옮겨야 한다는 입장이 다수다”고 말했다.

진주시는 현재 가호동 복합터미널 추진사항에 대해서 “작년에 구역지정 신청을 경남도에 했는데, 경남도에서 구역지정동의서를 제출하라는 보완이 떨어져 토지소유자 2/3의 동의서를 받아 제출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역지정이 최종 승인된 건 아니고 경상남도의 도시위원회 심의 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구역지정은 도시개발사업을 해도 된다는 최초의 승인이다. 승인권자는 경남도이며 진주시는 승인이 나는대로 토지 보상협의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진주시는 장대동 시외버스터미널, 칠암동 고속버스터미널 부지 재개발 사업에 대해서는 “아직 재개발 사업을 수립할 단계가 아니”라고 밝혔다. 진주시는 “터미널 이전 사업이 어느 정도 추진돼봐야 하고, 가호동 터미널 부지 보상협의가 잘 안 될 수도 있다”며 “터미널 이전이 가능한 시점이 와야 기존 터미널 재개발 사업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터미널 부지는 사유지이기도 하다. 토지 소유자 의견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진주시외버스터미널 이전에 시민들 의견은 엇갈렸다. 가호동에 거주 중인 박선우 씨는 “기존 터미널이 멀기도 하고 낙후돼서 매번 이용할 때마다 불편한 점이 적지 않았는데 새 터미널이 생기면 깨끗할 것 같기도 하고, 집에서도 가까워 한결 편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구도심 지역에 거주 중인 홍도준 씨는 “부산에 자주 가는데 터미널이 멀어지면 불편할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구도심 지역이 낙후돼 가는데 터미널까지 이전하면 더 황량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장대동 편의점주 이 씨(38)는 “터미널이 떠나고 나면 일대의 상점은 다 망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누리꾼 가운데 일부는 “산청, 함양, 거창방면서 내려오는 분들은 봉곡동 시외버스 정류소나 시외버스에서 다 내리시는데 이전 뒤에 많은 불편이 따를 것 같다”며 “(복합터미널이 생기더라도) 봉곡동 시외버스 정류장, 기존 시외버스 정류장, 복합터미널을 경유하는 간이정류소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진주복합터미널 부지로 계획된 곳은 가호동 정촌 초등학교 반대편 부지 8만 6천 제곱미터이다. 진주시는 이곳에 건물은 4채 뿐이며, 대부분 논과 휴경지가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