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답방 앞두고 찬반 대립으로 번져

박대출 의원(자유한국당)이 KBS 시사토크쇼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을 폐지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한 가운데 이를 두고 정치인이 방송 편성에 개입하고,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박 의원의 발언에 동의하는 누리꾼들도 적지 않았다.

박대출 의원은 6일 성명서를 내고 ‘김정은 위인맞이 환영단’의 김수근 단장을 인터뷰한 ‘오늘 밤 김제동’을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수근은 광화문 광장에서 ‘김정은의 열렬 팬’, ‘공산당이 좋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은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을 국가기간방송이 인터뷰하고 방송에 내보냈다. 프로그램을 당장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방송 내용도 기가 막힌다고 했다. 그는 “(김수근 단장은) 김정은 더러 ‘겸손하고, 지도자의 능력과 실력이 있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건 왜 세습이라 안 하냐 묻기도 했다”며 “국가기간방송이 ‘김정은 찬양’을 여과 없이 내보내는 세상이 됐다. 서울 한복판도 모자라 방송에서도 김정은 찬양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밤 김제동’은 시작 때부터 정치편향 논란을 샀다”며 “더 방치 할 수 없다. 전파는 국민의 재산인데 왜 이러나. KBS를 남조선중앙방송으로 만들 참이냐”고 덧붙였다.

 

▲ 4일 방영된 KBS '오늘밤 김제동' 캡쳐 화면

이에 강창덕 경남민언련 이사는 “김수근 단장의 말이 우리 정서에는 맞지 않다고 본다. 이 때문에 (이걸 녹화해 그대로 내보낸) KBS에도 다소 문제는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방송 폐지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 평은 내릴 수 있겠지만 언론인 출신인 박 의원이 그 한 가지 만으로 방송 폐지를 주장하는 건 언론 자유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민 A씨(평거동, 62)는 박대출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이 방송 편성에 개입하고, 표현의 자유를 해치는 것이라 지적했다. 그는 “시청자로서 방송내용을 비판한다면 모를까 정치를 하는 사람이 특정 프로그램을 폐지하라 마라고 주장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박 의원의 말은 경우에 따라 방송개입이라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수영 시인의 시 ‘김일성 만세’를 언급하며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는 서울 한복판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칠 수 있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김수근 단장의 발언에 큰 하자는 없다고 했다. 시 ‘김일성 만세’는 김수영 시인의 미 발표작으로 1960년에 쓰였다. 시는 “‘김일성 만세’ 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로 시작된다.

누리꾼들은 박 의원의 발언에 찬성하기도, 반대하기도 했다. 트위터 이용자 1e**&r은 “아예 방송에서 김정은 찬양인가?”라며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 다른 이용자 To**s*****는 “우리 정부, 언론의 영향으로 김정은을 위인이라 칭송하고 찬양하는 국민이 늘어난다면 남한 사회에도 김정은과 같은 지도자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박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반면 트위터 이용자 m**du***ng는 “자한당은 언론탄압 그 버릇 아직도 못 버리나”며 박 의원의 입장에 문제가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지난 4일 KBS‘오늘밤 김제동’은 김수근 단장을 인터뷰한 내용을 방송에 내보냈다. 김수근 단장은 이날 광화문에서 ‘공산당이 좋아요’라고 말한 것에 “정상적인 나라에서 왜 ‘공산당이 좋아요’라고 외칠 수 없나. 금기를 깨보고 싶었고, 우리나라가 어느 정도 왔는지도 알고 싶었다”고 했다.

또 “김정은은 겸손하고 실력 있는 등 우리나라 정치인과 다른 모습을 보여줘 팬이 되고 싶다”면서도 “북한에 가서 살고 싶지는 않고, 평양에 가게 된다면 주민들에게 김정은이 왜 좋은지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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