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이달 19일까지 진상조사 후 향방 결정

70년 역사를 이어오며 지역 시민운동의 '맏이' 역할을 해 온 진주YMCA가 최근 심각한 내부 갈등과 재정문제 등이 겹쳐 위기 상황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주YMCA 직원 5명은 최근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했다. 현재 지종근 사무총장과 신입직원 1명이 기본 사무를 겨우 처리하고 있다. 이렇게 된 배경을 놓고 퇴직한 직원과 사무총장간에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열악한 재정 상황과 사무총장의 지도력 부족, 직원들의 이기주의와 무책임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에 진주YMCA 이사회는 진상조사단을 꾸려 3일부터 오는 19일까지 내부에서 일어난 문제의 원인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 진주시 본성동에 위치한 진주YMCA

문제는 최근 진주YMCA 내부에서 분란이 일어나 직원들이 사직서를 내며 불거졌다. 기존 직원들은 모두 진주YMCA를 그만둔 상황이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사직서를 낸 이유를 지종근 사무총장의 무능력, 책임감 결여 등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이들은 진주YMCA가 추진하던 차일드 케어 프로그램 상시화가 지 총장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프로그램 상시화를 위한 준비가 80%가량 진행됐는데 지 총장이 일방적으로 중단시켰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지 총장의 행동에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지 총장의 입장은 다르다. 그는 차일드 케어 프로그램 상시화는 이전부터 기획된 것은 맞으나, 당시에는 진주시로부터 임대료, LH로부터 내부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받기로 해 진행됐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8월쯤 이러한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됐고, 이 때문에 재정상황이 열악한 상황에서 2억 원의 예산을 들여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었다고 말한다. 아울러 당시 진주YMCA 실행이사회에서도 프로그램 상시화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진주YMCA를 그만둔 직원들 가운데는 다른 곳에 취업하기 위해 사직서를 냈거나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일기 전 사직서를 낸 직원도 있다고 했다. 직원 5명 가운데 한 명은 7급 임기제 공무원으로 다른 직장을 가졌고, 또 다른 한 명은 지 총장이 부임한 후 뽑은 직원이지만 YMCA 재정문제 등으로 직장을 그만뒀다고 했다. 다른 직원 다수도 10월에 사직서를 냈는데 이후 자신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진주YMCA 이사회는 이같은 문제가 일어나자 사무총장과 일부 직원 간의 불화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들은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기도 하고, 권고안을 사무총장과 직원들에게 제시하기도 했다. 진주YMCA 임원이사들이 지난 달 3일 내린 권고안의 내용은 △ 다시 한 번 서로(사무총장과 직원들) 화합해 진주YMCA를 잘 이끌어갈 것 △ 내부의 일을 더 이상 밖에 알리지 말 것(내부 문제는 내부에서 해결할 것을 촉구) △ 서로 화합하지 않을 시 사무총장을 포함한 모두에게 사직을 권고함 등이다.

지종근 사무총장은 이같은 권고안을 받아들였지만, 남아 있던 직원들은 지 사무총장과 함께 일할 수 없다며 사직했다. 이에 지 사무총장은 최근 뽑은 신입직원 1명과 함께 단 둘이서 진주YMCA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진주YMCA 이사회는 이에 진상조사단을 꾸려 3일부터 오는 19일까지 그간 일어난 진주YMCA 내부 문제를 조사하기로 했다. 진상조사단에 명단을 올린 4명의 이사 가운데 한 사람인 윤현중 진주YMCA 이사는 “진상조사단의 조사 뒤 어떤 결말이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조사 결과에 따라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7일부로 진주YMCA를 떠난 이수경 전 국장은 지종근 사무총장이 YMCA 정간사 직위를 가지고 있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지역 YMCA내에 정간사 자격이 있는 사람이 없으면 전국YMCA연맹에서 해당 지역 YMCA 이사장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그는 진주YMCA 이사들이 지 총장의 정간사 자격 보유 여부를 알지 못했던 걸로 안다며 ‘인사사고’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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