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먹거리 역사(4) 호모 에렉투스 Homo erectus 2

호모 에렉투스 시대는 말 그대로 본격적인 수렵채집의 시대이다. 수렵채집이라는 먹거리 획득방식은 식단을 결정한다. 사냥해 육식하고 뿌리나 줄기 잎 과일 등을 채집해 채식을 했다는 의미이다.

오늘 날 이 식단은 술안주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과메기 안주나 두부김치 안주를 생각해보면 된다. 과메기 안주의 과메기와 채소, 해산물 그리고 두부김치 안주의 돼지고기와 두부, 김치는 육식과 채식의 전형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많이 언급되고 있는 구석기 다이어트의 이론적 바탕은 육식과 채식이 중심이 되는 호모 에렉투스가 먹었던 식단이다. 물론 이 먹거리들은 농업을 하기 전 호모 사피엔스의 식단과 기본적으로 비슷하다. 이 식단은 농업하기 전 먹거리들이기에 밀, 쌀과 같은 곡류 즉, 탄수화물이 없는 식단이다.

▲ 황규민 약사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의 이론적 근거 역시 호모 에렉투스가 먹었던 식단이다. 극단적 육식, 극단적 저탄고지가 아닌 과도한 탄수화물을 대폭 줄여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균형을 이루자는 것은 건강한 다이어트의 기본이다.

과도한 탄수화물, 특히 정제 가공한 탄수화물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비만 당뇨 고지혈증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고 건강한 지방은 늘려 충분한 단백질을 보충하자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먹을 수밖에 없었던 호모 에렉투스의 식단이 먹을 것이 흘러넘쳐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먹을지 몰라 혼란스러워 하는 21세기 호모 사피엔스에게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사냥을 위해 왼손에는 횃불을 들고 오른손에는 창이나 돌도끼를 움켜쥔 채 들판을 달리고 수풀을 헤집든 인류가, 이제는 마트에서 왼손으로 카트를 밀면서 매장을 두리번거린 후, 진열대에 누워있는 사냥감을 그냥 집어 담아 계산대에서 계산하면 사냥은 끝난다.

인간의 먹거리 획득 방식이 삶의 방식과 식단을 결정했고 결국은 그 식단이 몸과 마음을 결정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몸과 마음이 다시 먹거리 획득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

호모 에렉투스는 불의 발견, 협력사냥, 언어사용, 식단의 변화를 통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진화의 가속페달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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