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디뉴스를 지역민이 키워주시기를..

지난 11일 오후였다. 시아버지를 치과에 모시고 갔다가 돌아가는 중인데, 큰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흥분 섞인 목소리로 “자매님 축하드립니다” 라고 한다. 조금 전 치과 텔레비전에서 방송되던 낙태죄 위헌 선고 뉴스를 순간적으로 까맣게 잊고 있었던지라 어리둥절해질 수밖에 없었다. 내가 축하받을 일이 뭐가 있지? “왜에?” “자매님, 축하드린다고요” 자매님이라고 이야기 했을 때 알아챘어야 하는데도 여전히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나에게 딸은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났어. 7대 2래. 엄마가 기뻐할 것 같아서 바로 알려주는 거야.” “꺄아, 정말?” 그제서야 나는 소리를 질렀다. 여성들의 오랜 숙원인 낙태죄 헌법불합치 소식이 너무 기쁘고, 그 소식을 들은 딸이 나를 제일 먼저 떠올리고 전화로 함께 기뻐해주어서 더욱 좋았다. 장난스럽게 말한 자매님이라는 단어가 우리의 연대성을 말해주는 것 같아서 그것 또한 기뻤다.

▲ 강문순 발행인

흥분을 가라앉힌 후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오래된 단어였다. 이 단어를 적용할 수 있는 현상들이 거의 없어진 것 같이 느껴져 단어의 효용성을 의심하게 되는 요즘 세상에서 갑자기 이 단어가 떠 오른 것이다. 이날의 판결을 우리 국민 모두가 사필귀정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나에게는 역할이 다해가는 사필귀정이라는 단어가 제 몫을 한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우리의 희망은 사필귀정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걸리고, 진퇴를 거듭하면서도 결국에는 진실이 밝혀지고 우리의 세상은 좀 더 나은 세상으로 진보하리라는 믿음이 있기에 우리는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노력해 갈 것이므로.

그리고 그 사필귀정을 위해 노력해 온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 긴 시간동안 길거리에서, 언론을 통해서 낙태죄 폐지를 위해 끊임없이 말하고 또 말해왔던 사람들. 이 사람들이 없었다면 사필귀정은 한낱 낡은 단어에 불과할 것이다. 사필귀정은 이렇게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사회에 말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이다. 집회를 통해서, 언론을 통해서, 그리고 SNS를 통해서 우리는 이야기를 한다. 이 모든 방식이 우리의 말을 전달하는 중요한 통로이지만, 지금처럼 어지러운 언론 환경에서 이 통로들이 모두 사필귀정의 ‘정(正)’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지는 의심이다. 우리 모두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우리 지역사회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는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정(正)’, 즉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생각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부정, 부패, 비리, 차별을 방지하는 등의 최소한의 공약수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전국적인 수준에서도, 지역의 수준에서도 ‘정(正)’으로 돌아가야 할 일들이 수없이 산적해 있다. 그동안 해결하지 못하고 쌓여 왔던 사건들도 수없이 많이 있고, 현재 우리 앞에서 터지고 있는 일들도 많다. 이 많은 일들을 ‘정(正)’으로 돌아가게 하려면 우리 모두가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이야기해야 한다. 낙태죄 헌법불합치를 끌어낸 사람들처럼. 그리고 그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통로를 선별하고 그 통로를 튼튼히 키워내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 지역 진주에서 ‘정(正)’을 마음에 새기고 지역뉴스와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통로로 발군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곳은 단연코 ‘단디뉴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의 현안을 발 빠르게 챙기고 그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으며 발로 뛰면서 기사를 쓰는 기자들, 지역민으로서 다양한 위치에서 다양한 관심을 가지고 지역민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필진들의 노력은 ‘정(正)’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중요한 나침반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역에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해내려고 노력하고 있는 단디뉴스의 목소리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기를, 그리고 우리 시민들께서 단디뉴스를 잘 키워주시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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