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세계 최고' 수식어 붙은 공룡화석 산지 '수두룩'

- “진주에는 ‘라거슈타테’로 불리는 공룡화석산지가 두 곳이나 있다”

‘라거슈타테’란 독일어로 ‘세계적인 대규모 화석 발견 장소’를 의미한다. 라거슈타테 지정은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하는데, 공룡발자국 화석의 수뿐 아니라 학술적 가치와 보존도 등 종합적 검토를 거쳐야한다. 지난 2016년 발표된 리스트에는 세계적으로 우수한 공룡화석산지 30여 곳이 선정됐다.

 

[공룡기획-1부] “라거슈타테라 불리는 진주 공룡 화석산지는 지금 사라지고 있다”

 

▲ 진주 공룡화석산지 2곳(정촌 육식공룡발자국 화석산지, 혁신도시 익룡·새·공룡발자국 화석산지)은 '라거슈타테'로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라거슈타테’로 인정받고 있는 곳이 두 군데 있는데, 모두 경남 진주시에 있다. ‘라거슈타테’로 인정받는 공룡화석산지가 한 지역에 모여 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곳은 진주시의 이름을 딴 백악기 진주층(혁신도시 익룡·새·공룡발자국 화석산지, 정촌 육식공룡발자국 화석산지)에서 발견됐다. 진주층에서 나온 공룡발자국 화석수는 1만 점을 넘어선다.

특히 진주 정촌에서만 공룡발자국 화석 8000점 이상이 발견됐다. 이는 세계최대 규모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진주에는 이외에도 대규모 공룡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유적지가 적지 않다. 진주 지역 전체가 백악기 공룡들의 ‘놀이터’였던 셈이다. 이에 이들 유적지를 한데 묶어 공룡 관광 특화지구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 “진주에는 정촌 화석산지 이외에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공룡발자국 화석산지가 3곳이 더 있다”

 

▲ 진주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는 세계급 보호대상인 지질유산 관리Ⅰ등급으로 분류되는 공룡 발자국 화석산지 2곳(정촌 육식공룡발자국 화석산지, 유수리 백악기 화석산지)과 국가급 보호대상인 지질유산 관리 Ⅱ등급으로 분류되는 2곳(가진리 새 및 공룡발자국 화석지, 혁신도시 익룡·새·공룡발자국 화석산지)이 있다.

특히 혁신도시 익룡·새·공룡발자국 화석산지(천연기념물 제543호)는 익룡발자국 밀집도가 세계최대다. 이곳에서는 2500점 이상의 익룡 발자국이 발견돼 정촌 화석산지에 앞서 ‘라거슈타테’ 로 인정받고 있다. 발자국 크기가 1cm에 불과한 ‘세계 최소형’ 공룡발자국(랩터형), ‘세계 최초’중생대 뜀걸음 포유류 화석, ‘세계최고’ 개구리발자국 화석이 발견돼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유수리 백악기 화석지(천연기념물 제390호)는 ‘국내최초·최대’ 이매패류(조계류) 화석발견으로 명성이 높다. 또한 ‘국내최대’ 공룡 뼈 화석이 발견됐고, ‘국내 최대’ 희귀생물 화석 분포, ‘국내유일’ 배설물 화석 발견 등으로 논문만 21편이 발표됐다. 유수리 백악기 화석지는 ‘백악기 다양한 생태를 보여주는 거울’이라는 평을 받고 있으며, 지질유산 관리 1등급으로 세계급 보호대상으로 분류됐다.

가진리 새 및 공룡발자국 화석지(천연기념물 제395호)도 ‘세계최대’ 새 발자국 화석산지로 명성이 높다. 이곳에서는 발견된 새발자국 화석수는 셀 수 없을 정도다. 확인된 것만 2500점 이상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저어새 부리흔적도 발견됐으며, 국내 최초 공룡 피부화석이 나와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진주에는 학술적 가치가 높은 화석이 많지만 진주시의 관리 소홀로 소중한 문화재가 사라지고 있다. <단디뉴스>는 세계에서 공룡발자국 화석이 가장 많이 발견된 ‘백악기 진주층’과 ‘정촌 육식공룡발자국 화석산지’의 가치를 다룬 1부에 이어, 2부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진주 공룡화석산지 3곳의 가치를 조명한다.

 

■ 혁신도시 익룡·새·공룡발자국 화석산지(천연기념물 제543호, 지질유산 관리 Ⅱ등급, 백악기 진주층)

 

▲ 진주 혁시도시에 위치한 익룡발자국 전시관은 오는 6월 말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 2500여 점의 익룡발자국 발견지, ‘라거슈타테’ 인정

▷ 익룡발자국 ‘세계최대’ 밀집도, ‘세계최소형’(랩터형) 공룡발자국, ‘세계최초’ 중생대 뜀걸음 포유류화석, ‘세계최고’ 개구리발자국 화석 등 발견

▷ 악어·거북·도마뱀 발자국 등 백악기 희귀생물의 보고

 

- “혁신도시 익룡·새·공룡발자국 화석산지는 ‘라거슈타테’로 인정”

혁신도시 익룡·새·공룡발자국 화석산지는 진주 영천강 부근에 위치해있다. 지난 2011년 진주혁신도시 조성공사 과정에서 백악기를 대표하는 공룡, 익룡, 새, 등 척추동물 발자국 화석이 대량으로 발견돼 ‘라거슈타테’로 불리고 있다.

이곳에서 발견된 익룡발자국화석은 2500여 개로 밀집도가 높고, 보존상태도 우수하다. 이뿐 아니라 악어, 거북, 도마뱀 등 희귀생물의 흔적도 발견됐다. 그 중 희소성이 높고, 보존상태가 우수한 화석 95점이 혁신도시 진주 익룡발자국 전시관에 보관돼있다.

 

▲ 진주 혁신도시 공룡화석산지에서는 익룡발자국 2500개 이상이 발견됐다.

 

- “익룡 발자국 화석 2500여 점, ‘세계최대’밀집도 보여”

혁신도시 화석산지를 대표하는 것은 익룡이다. 익룡 발자국 화석은 2000여 점으로 세계최대 밀집도를 보인다. 이외에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물갈퀴 새를 비롯한 새발자국 화석 640여 점, 육식공룡 발자국 70여 점도 발견됐다.

 

- “1cm에 불과, ‘세계최소형’ 랩터 공룡 발자국 화석 발견”

 

▲ 혁신도시에서 발견된 랩터공룡의 발자국은 1cm에 불과하다.

특히 1cm 크기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공룡발자국이 발견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발자국의 주인은 참새크기만한 랩터(raptors) 공룡이다. 이 발자국 화석의 이름은 ‘드로마에오사우리포미페스 라루스’며, ‘달리는 도마뱀’이라는 뜻이다. 이 화석은 크기가 매우 작은 만큼 발견과 보존이 힘들어 세계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 “500원 짜리 동전보다도 작은 뜀걸음 형 포유류발자국 화석, ‘세계최초’ 발견”

 

▲ 500원 짜리 동전보다도 작은 뜀걸음 형 포유류발자국 화석이 ‘세계최초’로 발견됐다.

500원 짜리 동전보다도 작은 뜀걸음 형 포유류 발자국도 이곳에서 발견됐다. 발자국의 크기는 평균 1cm, 보폭은 평균4.1㎝로 총 9쌍이 발견됐다. 이 동물의 크기는 10㎝ 정도로 추정되며, 뒷발로만 뛰어다니는 캥거루 쥐와 유사한 모습일 것으로 추측된다.

이 화석의 이름은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로 ‘진주층에서 발견된 새로운 종류의 뜀걸음 형태 발자국’을 의미한다. 이 화석의 발견은 공룡시대로 알려진 중생대에 뜀걸음을 한 포유류가 살았다는 첫 증거다.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개구리 발자국 화석도 발견”

 

▲ 좌(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개구리 발자국 화석), 우(현생 개구리 발자국)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개구리발자국 화석도 이곳에서 발견됐다. 화석은 모두 22개며, 4개의 보행렬을 확인할 수 있다. 개구리 발자국 화석은 한국과 미국, 단 두 곳에서만 발견됐다. 이 화석의 발견은 개구리가 1억 1100만 년 전부터 뜀걸음 능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증거다.

 

- “백악기 진주층은 대표적인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로 전 세계의 교과서에 소개될 것”

진주교대 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소장 김경수 교수는 “백악기 진주층 공룡화석산지가 라거슈타테로 지정받아 앞으로 전 세계의 교과서에 소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진주 익룡발자국 전시관 원상호 학예사는 “혁신도시 화석산지에서 세계적으로 희소가치가 높은 화석이 많이 발견됐다”며 “곧 혁신도시 익룡발자국 전시관에서 다양한 화석을 감상하게 될 것”고 밝혔다.

 

■ 유수리 백악기 화석지(천연기념물 제390호, 지질유산 관리 Ⅰ등급, 백악기 하산동층)

 

▲ 유수리 백악기 화석지는 지질유산 관리Ⅰ등급으로 세계급 보호대상으로 분류됐다.

▷ ‘국내최다’ 공룡 뼈 화석발견

▷ ‘국내최초·최대’ 이매패류 화석발견, ‘국내최대’ 희귀생물 화석 분포, ‘국내유일’ 배설물 화석발견, 단일화석산지 중 ‘국내최대’ 논문발표(21편)

 

- “유수리 백악기 화석지는 백악기 다양한 생태를 보여주는 거울”

 

▲ 공룡뼈 화석

유수리 백악기 화석지는 가화천 수로 건설과정에서 노출됐다. 길이 2㎞, 폭 150m로 넓은 하천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이곳에서 발견된 공룡 뼈 화석 200여 점은 국내 최대 규모다. 또한 공룡 이빨·발톱·발자국화석 등도 발견됐다.

악어이빨·거북등껍질·어류비늘과 이매패류(조개류) 화석 수천 점도 발견됐다. 특히 이매패류 화석은 ‘국내 최초’로 발견됨과 동시에 ‘국내 최대’ 규모이기도하다.

백악기 퇴적구조를 보여주는 나무그루터기 화석, 화석 숯 등 식물화석과 오래된 토양층, 건열(땅의 겉 표면이 말라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터진 모양), 연흔(물결자국) 등도 발견돼 지난 1997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 유수리에서 발견된 다양한 생물의 화석들(악어 이빨 화석, 이매패류 화석, 나무그루터기화석, 물결자국 화석)

- “유수리 백악기 화석지에서 발견된 화석은 국내 최고 수준의 희소한 가치를 지녔다”

문화재 위원 백인성 부경대 교수는 “유수리 화석지는 1억 2000만 년 전, 백악기 하산동층의 퇴적환경과 생태를 고스란히 담은 귀중한 곳”이라며 “공룡뼈뿐 아니라 조개류, 나무화석 등 다양한 생물의 흔적이 발견돼 국내최고 수준의 희소한 가치를 가졌다”고 말했다.

 

■ 가진리 새 및 공룡발자국 화석지(천연기념물 제395호, 지질유산 관리 Ⅱ등급, 백악기 함안층)

 

▲ 가진리 새 및 공룡발자국 화석지에 위치한 경남과학교육원 화석전시관

▷ ‘세계최대’ 새 발자국 화석산지, ‘국내최초’ 공룡 피부화석 발견

 

- “가진리 화석지에서 발견된 새발자국 화석 2500여 점 이상은 세계최대 규모”

진성면 가진리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는 지난 1997년, 경남과학교육원 신축 공사 과정에서 대량의 새발자국 화석과 공룡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곳이다. 특히 이곳에서는 백악기 도요물떼새 발자국 화석 2500여 점 이상이 발견됐다. 세계최대 밀집도일뿐 아니라 보존상태도 뛰어나다.

 

▲ 녹색(공룡발자국화석), 파랑(공룡피부화석), 빨강(새발자국화석)

조류 발자국 화석 이외에도 공룡발자국 화석 80점, 익룡발자국 화석 10점 등 척추동물의 다양한 화석이 발견됐다. 생명의 흔적뿐 아니라 퇴적환경의 흔적을 보여주는 건열(땅의 겉 표면이 말라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터진 모양)과 연흔(물결자국) 등도 발견되었다. 이곳은 1억 년 전 중생대 함안층의 생태계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1998년, 천연기념물 제395호로 지정됐다.

특히 이곳에서 저어새가 먹이를 찾기 위해 부리로 땅을 긁은 듯한 흔적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발견된 것이다. 이 화석은 가진리의 이름을 딴 ‘이그노토오르니스 가진엔시스’(가진리의 물갈퀴 새 발자국)로 명명됐다.

 

▲ 가진리 화석지에서 저어새가 먹이를 찾기 위해 부리로 땅을 긁은 듯한 흔적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발견된 화석이다.

 

- “경남과학교육원 화석전시관은 전국에서 화석산지보존이 가장 잘된 사례로 자리매김”

화석은 경남과학교육원의 화석전시관에서 볼 수 있다. 전시관은 지난 2007년 개원했으며, 국내에서 보존 조치가 가장 잘 된 곳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과학교육원은 실내에서 화석을 직접 내려다 볼 수 있고,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과학주제관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곤충 20만 점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생물 화석도 전시하고 있다.

 

- “가진리 화석지는 백악기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이자 세계적 명소로 평가”

전 경남도 문화재 위원 서승조 진주교대 명예교수는 “가진리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는 세계적인 백악기 새발자국 화석지로 인정받고 있다”며 “특히 화석이 발견된 지점에 시설물을 설치해 화석을 잘 보존한 드문 사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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