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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안전과 인권사이

기사승인 2019.05.13  09: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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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은 사회를 지탱하는 최후의 안전망이다.

진주와 창원에서 연달아 조현병 환자에 의한 강력범죄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신질환을 잠재적인 범죄 유발원으로 보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안인득 사건 이후 진주에서는 조현병 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사회안전망 확보를 위한 입법과제를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고, 정신질환자에 대한 강제입원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진주시에서는 폐쇄회로TV(CCTV) 확대와 비상벨 시스템을 도입해 강력 사건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신질환과 강력 범죄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대검 통계에 따르면 전체 강력범죄 중 조현병 환자가 가해자인 경우는 0.04%에 불과하다. 또한 2016년 전체 범죄자 수 200만명 중 정신질환자는 8,300명으로 0.4%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조현병이 강력범죄의 유발원인으로 비쳐지는 것은 일종의 착시현상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크게 주목받은 강력 범죄의 가해자들이 관리 받지 않는 조현병 환자였다는 사실이 연이어 밝혀지면서 편견을 키우게 된 것이다. 

▲ 서성룡 편집장

조현병 자체가 위험하기 보다는 위험군에 있는 정신질환자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는 현실이 더 문제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관리 받고 정기적인 약물 치료만 받는다면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5%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 보고 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치료를 막는 것은, 제도적인 허점도 한 원인이겠지만, 그보다는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배제, 낙인이 더 큰 문제라고 본다.

정신질환자의 절대다수가 자신의 병력과 진료 사실을 알리기를 꺼린다. 안인득의 경우도 2016년까지 정신과 진료를 받은 경력이 있었지만 이후 치료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그가 조현병으로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은 주민들도 몰랐고, 경찰도 행정에서 진료 정보를 알리기 전까지 알아채지 못했다.

사회적 참사나 강력 범죄가 발생하면 흔히 우리사회가 내어 놓는 대증요법식 처방도 돌아볼 일이다.

대표적인 것이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을 늘리는 일이다. 어린이집에서 아동 학대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정부가 가장 먼저 내놓은 대책은 어린이집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한 것이다. 여성을 대상으로 강력범죄가 발생했을 때도 가장 먼저 내놓은 해결책이 골목길 CCTV 대수를 늘리는 일이었다. 

CCTV를 늘리는 일은 도둑이 들었다고 자물쇠를 추가하는 것과 같다. 당장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사건을 줄이는 데는 별다른 역할을 못한다. 늘어난 CCTV는 모든 시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고, 자유와 인권을 침해하는 부작용을 키운다.

그런데 안전과 인권은 언제나 이렇게 서로 충돌하는 가치일까. 그렇지 않다. 안전과 인권은 어느 한쪽만 강조하거나 선택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오히려 인권은 한 사회를 지탱하는 최후의 안전망이다

가해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강력 범죄는 언제고 다시 일어날 것이다. 그가 범죄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을 이해하고, 그 환경을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아동학대 사건의 배경에는 보육교사들의 극심한 노동강도와 열악한 처우 문제가 있고, 여성 대상 범죄 뒤에는 우리 사회의 여성혐오와 성차별 문화가 있다.  이를 그대로 둔 채 CCTV만 늘리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될 뿐 아니라 근본 원인을 가리는 효과를 낳는다.

물론 환경을 바꾸는 일은 매우 어렵고, 긴 시간이 소요된다. 우리는 흔히 파편화된 사회를 통합하고 공동체성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회통합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은 차별이다. 차별은 차이에서 발생한다.

학력, 인종, 성별, 소득 수준과 직업, 거주지와 주택 등 우리 사회는 수많은 차별 요소들을 안고 있다. 안인득 사건은 이러한 차별에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과 낙인찍기가 더해져 발생한 사건이다.

좋은 행정가와 좋은 정치인이라면 감시의 눈을 늘리는데 돈을 쓰기보다는 차이를 줄이고 인권의식을 높이는 일에 행정력과 돈을 집중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신분과 나이를 이유로 차별 당하고 같은 인간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청소년을 위해, 선언 수준에 불과한 인권조례 하나 만드는 일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 한심하고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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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룡 편집장 dandinews@daum.net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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