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학습권 침해 주장에 어떻게 그런 일은 없다고 말할 수 있나”

한국국제대학교 학생, 교직원이 15일 학교법인 일선학원 퇴진을 요구하며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3번째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총학생회가 거론해 온 ‘학습권 침해’ 문제에 학교법인이 “학습권 침해는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분개했다.

박지군 한국국제대학교 교수협의회 의장은 “학교 법인이 총학생회가 주장해온 학습권 침해 문제에 ‘그런 사실은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는데 치가 떨린다”며 “폐과대상 학과라도 학생이 1명이라도 있다면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법인 일선학원은 학생들의 권리를 생각하기보다 돈의 논리로 움직이는 것 같다”며 “학생 여러분이 낸 돈으로 운영되는 대학에서 어떻게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도 학습권 침해사실이 없다고 말할 수 있냐”고 꼬집었다.

박 의장은 일부 동료 교수들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일부 학과 교수가 학생들에게 집회에 참여하지 마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는데 묻고 싶다. 학생들의 권리가 침해되는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하는 교수가 학교법인과 다를 게 뭐냐”고 지적했다.

 

▲ 15일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한국국제대 학생, 교직원이 집회를 열고 있다.

조형래 전국교수노동조합 부울경지부 사무국장은 찬조발언에 나서 “ 연애하고 공부해야 할 학생들이 이 자리에 나와 있는 것, 법인의 잘못으로 학생들이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 이러한 상황을 만든 법인이 물러나지 않는 것까지 모두가 비정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선학원 이사장과 총장들이 정상이라면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물러나야 한다”며 “학교는 학생 교직원의 것인데 4차례의 비리혐의로 감방을 오가며 학교를 망친 이들이 학교 경영을 좌지우지해선 안 된다”고 했다.

강수동 진주시민행동 공동대표는 “좋은 대학으로 성장하던 한국국제대학교를 비리대학, 재정지원제한 대학으로 만든 장본인이 일선학원”이라며 “학교를 운영해야 할 사람이 교비를 횡령하고, 뒷돈을 받아왔다. 이제 학교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리는 일선학원이 저지르고 그 피해는 교직원, 학생이 입고 있는데 이건 불공평하다”며 “교육부가 일선학원의 법인 허가를 취소하고 관선이사를 파견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한국국제대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음악학과에 재학 중인 A씨는 “등록금을 가장 많이 내는 학과 가운데 하나가 음악과인데 피아노가 노후화되고 조율이 안 돼 연습에 어려움이 있다”며 "등록금을 낸 만큼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 B씨는 “국가의 중심이 국민이라면, 학교의 중심은 학생이다. 학생의 꿈을 키우는 곳이 대학인데 일선학원은 지금 학생의 꿈을 짓밟고 있다”며 일선학원 퇴진을 요구했다.

한국국제대 교직원들의 집회는 이날이 세 번째이다. 이들은 지난 달 11일 한국국제대 본관 앞에서, 지난달 19일 시청 앞에서 촛불집회를 연 바 있다. 이들은 한국국제대학교 학교법인 일선학원이 물러날 때까지 집회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국국제대는 2018년 재정지원 제한대학(Ⅱ)에 선정되며 재정난을 겪고 있다. 재정지원 제한대학(Ⅱ)에 선정되면 학교는 대학 정원감축(35%)과 재정지원 전면제한을 받는다. 학생들은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한다.

앞서 한국국제대는 감사원과 교육부 감사 지적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매년 5%~10% 수준의 정원감축 명령을 받아온 바 있다. 한국국제대 강경모 전 이사장은 교비 횡령, 교수채용비리 등으로 4차례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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