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설치 등으로 나무 수명 연장 가능하지만, 관리자 탓할 수 없어”

18일 오후 12시쯤 진주성 서문 옆에 있던 600년 쯤 된 느티나무가 쓰러졌다. 나무는 뿌리째 뽑혀 성벽 일부를 파손하고 성 아래 계단과 매표소를 덮쳤다. 매표소 안에는 직원 1명이 있었고, 계단을 통해 하루 2백여 명의 시민이 드나들지만,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 18일 오후 12시쯤 600년 가량 진주성 서문 옆을 지켜온 느티나무가 쓰러졌다. 19일 나무 잔해를 처리하기 위해 투입된 크레인 차량

쓰러진 나무는 높이 15미터, 밑동 둘레 3.5미터의 고목으로, 진주성 안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로 알려져 있다. 1950년 한국전쟁은 물론 1592년 임진왜란 당시에도 같은 자리에 있었다.

나무는 기둥 안이 썩어 껍질만 남은 상태에서 외부 요인 없이 스스로 무게를 견디지 못해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 진주시는 18일 나무가 쓰러진 뒤 서문 출입을 통제하고, 19일 크레인 등으로 나무 잔재를 처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진주성관리사업소는 "쓰러진 고목 밑동은 썩어 대부분 텅빈 상태였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어 사전에 이 점을 인지하지 못했고, 나무 스스로 무게를 견디지 못해 쓰러진 것 같다“고 말했다.

 

▲ 19일 쓰러진 느티나무 잔해를 처리하느라 통행출입이 금지된 진주성 서문

강호철 경남과기대 조경학과 교수는 “직접 가보지는 않았지만, 나무 밑동이 썩은 게 육안으로 확인이 안 됐을 것이다. 나무도 영원할 수는 없고 사람처럼 노령화가 되면 쓰러지게 마련이다. 인적피해가 없다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나무 밑동이 이처럼 썩으면 지지대를 외부에 설치하거나 나무 안에 쇠철 등을 박아 나무를 지탱하게 하는 방법이 있긴 하다. 육안으로 파악 못하더라도 내부를 들여볼 수 있는 장비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자치단체에서 이 같은 방식을 사용해 나무를 관리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600여년 쯤 된 나무라니, 역사성도 있고 한데, 이렇게 쓰러져서 안타깝다. 그렇다고 관리자의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지난 18일 쓰러진 600여년 된 느티나무의 이전 모습. 2017년 11월 찍힌 사진이다. (사진 = 이우기)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