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그루터기 의자 제작 등 시민 의견 모아 최종 결정하겠다”

지난달 18일 진주성 호국사 앞에 서 있던 600여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느티나무가 쓰러진 가운데 분해된 나무는 진주목공예전수관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목공예전수관은 적게는 3년 길게는 7년간 나무를 건조시킨 다음 그루터기 의자 등을 만들어 호국사 앞에 설치할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활용방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 진주목공예전수관 앞마당에서 건조되고 있는 600여년 된 느티나무 조각

11일 진주목공예전수관 관계자는 “진주성사업소로부터 분해된 느티나무를 모두 받았고, 현재 건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느티나무를 재활용하려면 3~7년간 건조작업을 진행한 뒤 목공예 작업을 해야 한다는 이유이다. 그는 “큰 줄기 외에 작은 가지들도 건조작업을 진행 중이고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이야기 하는 재활용 방안은 목공예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는 이야기로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 앞으로 시민공청회 등을 통해 시민들로부터 나무 잔해를 어떻게 활용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고 최종 방침을 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단은 나무를 건조시키는 게 우선이고, 역사가 있는 나무이니 시민들에게 돌려주거나 전시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이같은 소식에 강철기 경상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는 “큰 나무를 방부처리해서 현장에 놓겠다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잘은 모르겠지만 오래된 나무를 후손들이 되새김질 하도록 한다는 측면에서는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호국사 앞 느티나무가 진주성에서 가장 오래됐다고 하지만 15여년 쯤 전 진주박물관 앞에 더 오래된 나무가 있었다. 쓰러진 뒤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는데 아쉽다”고 덧붙였다.

 

▲ 진주목공예전수관 앞에 놓여져 있는 나무들

박민철 목공예사도 반가운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재활용을 한다고 하니 반갑다. 나무라는 게 베어져 땔감이 되면 사라져 버리는 건데, 이 나무는 오래된 만큼 의미가 있지 않느냐"며 "좋은 아이디어다. 잘 건조시켜서 재탄생한다면 좋겠다. 물론 어떻게 활용되는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긍정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무를 적게는 1~2년, 많게는 3년 이상 반쯤 썩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 그러면 겉껍질이 벗겨지고 그 이후에 제재소 등에 보내 공예작업이 가능토록 다듬어야 한다. 일단은 바깥에 던져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주목공예전수관은 전수관 앞 마당에 나무를 쟁여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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