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연구원들이 화석산지 현지를 원형보존하기로 결정한 배경과 학술적 가치

세계에서 공룡발자국 화석이 가장 많은 곳인 경남 진주시라는 사실 아십니까? 진주 정촌 뿌리산단 조성터에서 1억 1천만 년 전에 살았던 공룡발자국 화석이 세계 최대 규모로 발견됐는데요. 문화재청은 지난 22일, 평가회의를 열어 화석산지를 현지보존 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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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 정촌 화석산지에서 공룡발자국 화석 8200여 점이 발견됐다.

- 정촌 화석산지가 현지보존과 이전보존을 두고 그간 갈등을 빚어왔는데요, 이번에 현지보존으로 정해진 이유가 있을까요?

현지보존으로 된 이유는 문화재청에서 정촌 화석산지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평가항목 중에는 화석산지의 가치평가 부분이 65점으로 화석산지 상태를 평가하는 15.9점 보다 비중이 높습니다. 화석산지 지층균열 현상으로 화석의 현지보존 조치가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가치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만큼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 최근에 정촌 화석산지 지층균열 현상에 대한 실험결과도 발표되지 않았나요?

화석산지 보존문제를 결정하기 위해 실시된 지반안정성 조사와 인공풍화실험 결과, 긍정적인 지표가 나왔는데요. 이 또한 평가회의에서 화석산지 현지보존 결정을 이끌어 내는데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 정촌 화석산지가 지층균열 현상으로 유실되고 있다.

- 결론적으로 화석산지의 보존이 가능하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고, 가치도 높게 평가됐다는 건데요. 그렇다면 이곳은 학술적으로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나요?

문화재청은 이곳에서 희귀성이 높은 빠른 속도의 육식공룡 보행렬과 익룡의 집단 서식지 흔적이 발견돼 학술적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고 밝혔습니다.

정촌 화석산지에서는 공룡발자국 8200여 점이 발견됐는데요. 지금은 8개 지층 가운데, 세 번째 지층에 7714점이 남아있습니다.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볼리비아의 5000여 점을 훌쩍 뛰어넘어,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정촌에서는 소형 육식공룡인 ‘미니사우리푸스’의 완벽하게 보존된 발바닥 피부화석도 나왔습니다. 아기 발 도장처럼 피부까지 보존된 것은 세계최초의 사례입니다. 이 내용은 25개국 400여 개의 언론사에서 다루기도 했습니다.

 

▲ 좌(소형 육식공룡 '미니사우리푸스'상상도), 우(발바닥 피부화석)

- 세계최대, 세계최초의 화석이 많은 만큼 학술적 가치도 높은가 봅니다. 그런데 시민들 입장에서는 현장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궁금한데요.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 건가요?

아닙니다. 산단 조성공사가 진행 중이고, 이곳은 사유지이기 때문에 개인이 방문할 수는 없습니다.

-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보신 걸로 알고 있는데, 현장이 어떻게 되어있고, 또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나요?

현장에서 본 화석의 대부분은 중.소형의 육식공룡 발자국 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발견된 화석은 보행순서에 따라 번호가 매겨져 있는데요. 이 번호를 따라 공룡의 행동분석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공룡발자국으로 공룡의 크기와 종류도 알 수 있습니다. 발자국 모양으로 공룡을 종류를 알 수 있고요. 발자국 사이즈로는 공룡의 크기를 알 수 있습니다. 발자국 크기의 4.5배 정도 높이에 엉덩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 좌(용각류 발자국), 우(수각류 발자국)

- 아. 그러면 공룡의 크기를 가늠해 볼 수 있겠네요. 또 발자국의 모양은 어떻게 생겼나요?

공룡은 발자국 모양에 따라 3가지로 분류됩니다. 초식공룡인 용각류와 조각류. 그리고 육식공룡인 수각류로 나뉘는데요. 용각류는 4발로 걷는 목이긴 초식공룡입니다. 발자국 모양은 코끼리 발자국처럼 둥급니다. 조각류는 2발 또는 4발로 걷는 초식공룡인데요, 발자국 모양은 삼지창처럼 생겼는데, 둥근 편입니다. 수각류는 2발로 걷는 육식공룡입니다. 조각류처럼 발자국이 삼지창처럼 생겼지만, 발가락 사이에 구슬처럼 둥들 둥글한 모양이 있는 게 특징입니다.

 

▲ 진주 정촌 공룡발자국 화석산지

- 정촌에는 다양한 공룡의 발자국이 나왔지만, 대부분은 육식공룡인 수각류 발자국이 있다는 거네요. 그런데 진주에서 이렇게 많은 화석이 발견된 이유가 있습니까?

화석이 발견되기 위해선 온화한 기후조건, 적절한 수분량, 부드러운 흙의 상태, 공룡의 보행형태 등이 적절하게 배합된 상태에서 퇴적물이 빠르게 쌓여야 합니다. 특히 1억 1000만 년 전 진주에는 큰 호수가 있었는데요. 이 호수를 중심으로 많은 생물들이 살았고, 먹이를 사냥하러 온 공룡들의 왕래가 잦으면서 많은 발자국을 남기게 된 겁니다. 최근 진주 혁신도시와 뿌리산단 등에서 대규모 토목공사가 진행되면서 지층에 감춰져 있던 공룡발자국 화석이 대거 출토됐습니다.

오늘은 진주 정촌 화석산지의 현지보존 소식과 함께 화석산지의 가치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다음시간에는 진주 화석산지의 관리실태와 활용방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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