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예결위서 삭감된 예산 살리려 한국당이 수정안 제출했지만, 11대 10으로 부결돼

진주시가 추진하던 시내버스 9대 증차안이 시의회의 벽에 부딪쳐 좌초됐다. 의회는 상임위, 예산결산특별위에서 증차 예산안(국비8억, 시비8억)을 삭감했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 예산을 살리려 26일 수정안을 제출했다. 표결 결과 반대 11, 찬성 10으로 수정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증차 예산이 삭감된 예결위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시는 혁신도시 지역 학생들의 통학버스 6대, 동부 5개면을 지나는 버스 3대의 증차를 위해 총 16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 시내버스 증차를 위한 예산이 포함된 수정안에 대한 표결 결과. 빨간색은 반대, 파란색은 찬성

정재욱 의원(자유한국당)은 이날 수정안 제안 설명에 나서 “이번 증차안은 동부 5개면 지역 주민들의 편의 도모, 등하교 시간 혼잡한 통학노선에 시름하는 학생들의 불편함 해소를 위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단지 버스 이용객이 줄어 들고 있으니, 시내버스 증차는 안 된다는 논리는 가혹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업은 국토부 도시형 교통모델사업에 선정돼 국비 8억 원을 지원받고, 여기에 시비를 매칭해 진행하는 것인데, 시비가 삭감되면 국비도 그대로 반납해야 한다. 향후 진주시가 추진하는 국비지원 사업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무작정 반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의 이같은 수정안 제안 설명 뒤 의원들은 찬성, 반대 토론을 가졌다.

 

▲ 찬반 토론에 나선 윤갑수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이현욱 의원(자유한국당)

반대토론에 나선 윤갑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상임위에서도 예결위에서도 표결 없이 의원간 합의로 삭감한 예산이다. 그럼에도 다시 수정안이 올라온 건 상임위와 예결위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자 정치 도의상 일어나면 안 될 일로 몹시 불쾌하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현재도 연간 260억 원 가량의 재정지원금이 시내버스 회사에 들어가고 있다. 감차를 해야 할 국면인데, 오히려 증차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하고, 전형적인 예산 낭비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매년 100만 명 넘게 버스 이용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의 증차는 합당하지 않다”고 했다.

특히 “시는 이번 증차계획을 세우며 승객 수요를 사전에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 통학버스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일부 학교는 스쿨버스를 운행하고 있고, 교통비가 지원되는 곳도 있다. 대다수 학생들은 가까운 거리의 학교를 다니고 있고, 현재 운영되는 버스를 이용해도 등하교는 불편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다만 “동부 5개면에는 시내버스 증차가 필요할 수 있다”며 “시내버스 3대 증차는 시비로 진행하면 된다. 시가 내년도 당초예산에 동부 5개면 시내버스 증차를 위한 예산을 올리면 그것에는 적극 찬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동부 5개면 순환버스는 지난 시장 때 필요가 없다며 없앤 것인데, 시 교통행정이 왜 이리 오락가락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현욱 의원(자유한국당)은 찬성 토론에 나서 “이번 시내버스 증차안은 동부 5개면 시민들의 지속적 요구와 학생들의 통학불편을 해소하려 준비하게 된 것으로, 증차가 필요하다면 증차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시민 복지가 강조되고 있는데, 교통행정 또한 복지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성의 논리로 이번 사업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 시민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하고, 진주시 도시 구조는 계속 변하고 있다. 그때그때 시내버스 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번 사업은 국비매칭 사업으로, 시비를 삭감하면 국비도 삭감된다. 한시적으로 나오는 국비가 아니라 매년 나오는 국비니 이걸 포기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 기명투표를 주장한 제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과 무기명 투표를 주장한 강묘영 의원(자유한국당)

찬반토론이 끝난 뒤 의원들은 기명투표를 할 것이냐, 무기명투표를 할 것이냐를 두고 거수투표에 들어갔다. 제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기명투표를 제안했지만, 강묘영 의원(자유한국당)이 “소신껏 투표하려면 무기명 투표로 진행해야 한다”고 반대했기 때문. 거수 투표결과 11대 10으로 기명투표가 진행됐다.

수정안 투표 결과 반대 11(민주당, 민중당 의원 전원), 찬성 10(자유한국당 의원 전원)으로 수정안은 부결됐다. 시내버스 증차예산이 삭감된 예결위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됐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 앞서 시민단체들은 본회의장 앞 복도에서 시내버스 증차에 반대한다는 피켓시위를 펼쳤다.

 

▲ 시내버스 증차 반대에 나선 시민단체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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