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족수 미달로 총회 무산된 가운데, 학생들 의견 나누는 기회 가져

“경제적 논리로 보는 통합에는 찬성하나 민주적 논리로 보는 통합에는 반대한다.”

 

▲ 지난 6일 경상대 학생들이 통합 문제를 직접 논의하기 위해 학생총회를 소집했다.

지난 6일 경상대 학생들이 통합 문제를 직접 논의하기 위해 학생총회를 소집한 가운데, 이주열(식품자원경제학·2) 학생이 밝힌 내용이다.

그는 “통합 추진과정에 학생의견이 배제됐다”며 의견수렴 기간 연장과 함께 의견조사 투표권의 균등분할을 촉구했다.

통합 문제가 대학 본부를 중심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공론화 과정을 충분히 거쳐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이날 총회는 571명의 학생들이 참석했지만, 개회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무산됐다. 경상대 재적 학생 19674명 가운데, 4분의 1에 해당하는 3935명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 경상대 학생들이 “통합 추진과정에 학생의견이 배제됐다”며 의견수렴 기간 연장과 함께 의견조사 투표권의 균등분할을 촉구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주체가 됐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 이날 총회는 학생들이 직접 통합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였다.

오후 7시30분에 시작된 행사는 2시간 이상 진행됐다. 또 이 자리를 직접 찾지는 못했지만, 2000여 명의 학생들이 라이브 방송을 시청함으로써 통합에 대한 열기를 더했다.

총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통합에 따른 유사·중복학과의 처리문제, 캠퍼스 이동문제 등 양 대학이 통합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점을 학생들의 관점에서 풀어냈다.

노예진(축산생명·1) 학생은 “통합에 대한 소식을 최근까지 몰랐다”며 “이미 학부제로 운영되고 있는 학과의 경우, 학생 수가 많아 전공수업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미 학부제로 통합된 일부 학과에서 겪는 학생들의 불편사항을 해소하지 못한 채 과기대와 통합과정을 또 거치게 되면 이 학생들의 불편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 경상대 학생들이 통합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통합캠퍼스의 이동문제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복수전공을 하고 있는 진하정(중어중문·2) 학생은 “통합이 되면 전공수업을 각각 다른 캠퍼스에서 들어야 하는데, 10분 만에 이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통합 의견조사에 학생반영 비율이 낮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회복지학과 한 학생은 “학생투표 비율을 높이게 되면 무기계약직, 경비원, 환경미화원에게도 투표권을 부여해야한다”는 학교 측의 주장에 대해 “교수·직원·학생의 비율을 균등하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과 동시에 모든 학생의 의견을 반영해야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양 대학은 통합에 대한 찬반여부를 묻는 2차 의견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경남과기대는 11월 4일부터 6일까지, 경상대는 11월 6일부터 8일까지며, 양 대학이 동시에 개표할 계획이다.

 

▲ 지난 6일, 경남과기대에서 통합 의견조사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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