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이중적 행태"라며 유감 표해 갈등 지속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경남도가 10일 서부경남KTX 노선을 두고 갈등하는 진주시와 창원시의 중재를 이끌었지만, 11일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이날 조규일 진주시장을 비롯한 서부경남 자치단체장들은 서부경남KTX 노선 원안을 지키자고 결의했다. 김재경 국회의원(자유한국당)은 원안 고수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창원시는 반발했다.

 

▲ 11일 11시쯤 진주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서부경남 KTX 조기착공을 위한 시·군협의회’

11일 11시쯤 진주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서부경남 KTX 조기착공을 위한 시·군협의회’에는 조규일 진주시장, 송도근 사천시장, 윤상기 하동군수, 이재근 산청군수, 신창기 거창부군수, 이상헌 합천부군수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창원시의 서부경남KTX 노선 변경안 제안에 반발하며,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서부경남KTX는 원안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서부경남KTX 건설은 1966년 김삼선 철도 기공식이 그 모태로, 50여년간 서부경남 시군 지역민의 염원이자 희망이었다”며 “이러한 염원이 한데 모여 김천~진주~거제로 이어지는 서부경남KTX 사업이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됐는데 오늘 (창원시의 노선변경 제안으로) 이러한 자리가 마련돼 유감이다”고 했다.

특히 그는 “창원시의 노선변경 제안은 국가 균형발전을 취지로 하는 서부경남KTX 사업에 걸맞지 않은 것”이라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이 사업은 정부에도 재정부담이 되는데, 지역에서 갈등과 분쟁이 일어나면 사업 착수가 늦춰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창원시는 노선 변경 제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도근 사천시장은 “창원시가 불필요한 논쟁을 만들고 있다”며 “비용, 경제성 차원이 아니라 국가발전전략에 입각해 다시 생각하길 바란다”고 했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도지사의 입장표명이 필요하다고 들고 “행정기관만이 아니라 이웃 시·군의회도 공동결의문을 채택해 이번 논란에 함께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유사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이들이 서명한 결의문에는 ▲서부경남KTX 조기착공 시군 협의회 구성 ▲서부경남 KTX사업의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과 2019년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 발표내용에 따른 조기 착공(원안고수) ▲김천~진주간 복선화 최우선 추진 ▲경제, 문화관광, 광역교통 분야 등 공동발전을 위한 상호협력 등의 내용이 담겼다.

 

▲ 김재경 의원(진주시을/자유한국당)은 11일 창원시의 서부경남KTX 노선 변경안에 대응하는 민관정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김재경 의원(진주시을/자유한국당)도 이날 기자회견에 나서 창원시의 서부경남KTX 노선 변경안에 대응하는 민관정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그는 “서부경남KTX 유치에 아무런 역할이 없던 창원시가 느닷없이 노선변경을 요구한다”며 “창원시의 요구는 서부경남의 지정학적 장점, 국가철도정책의 일관성 등을 도외시한 것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창원시는 이같은 주장에 앞서 치밀한 계획을 짰을 것이다. 또 이같은 주장의 배경에 정치적 목적도 있어 보인다”며 “서부경남KTX 성공을 위해, 이제라도 김경수 경남지사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자치단체장들이 원안에 대한 지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 국회의원, 시, 시의회가 민관정 협의체를 준비해 강력대응하자”고 제안했다.

창원시는 이날 입장문을 배포해 진주에서 열린 ‘서부경남KTX 조기착공을 위한 시·군협의회’에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 10일 경남도의 중재로 서부경남KTX 조기착공을 위한 상생협력을 약속하고도, 진주시가 주변 시·군 자치단체장과 함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이중적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창원시는 “서부경남KTX 조기착공으로 도의 균형발전, 동반성장을 이루기로 해놓고, 이같은 편가르기식 행동을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지속적으로 갈등을 유발시키는 이같은 행동이야말로 서부경남KTX 착공을 지연시키는 일이다. 창원시의 주장은 한정된 국가자원(KTX)을 효율적으로 이용해 경남도 모두가 수혜를 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 서부경남KTX 노선도 빨간색은 기존안, 파란색은 창원시 건의안이다.

한편 창원시는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에 서부경남KTX 노선변경안을 제출한 바 있다. 창원시는 김천~진주~거제를 거치는 서부경남KTX 노선을 김천~함안 군북~거제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노선이 바뀌면 경남 동부지역도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노선거리는 10km 가량, 공사비는 2천억원 정도 줄일 수 있다는 것.

이 안에 따르면 서울~마산은 약 20분, 서울~거제는 5분 정도 오가는 시간이 줄지만, 서울~진주는 2시간 10분에서 2시간 20분으로 10분가량 오가는 시간이 늘어난다. 또 함안 군북에서 창원 방향, 진주 방향, 거제 방향으로 철도가 나뉘어야 한다. 서부경남KTX 노선은 올해 11월쯤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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