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사실 둘러싼 논란 일단락 됐지만.. 비거테마공원 두고 갈등 ‘조짐’

▲ 비거 모형도 [사진 = 진주시 시정소식지 '촉석루']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시는 비거를 역사적 사실이라고 공언한 적이 없다. 다만 고문헌에 비거가 기록돼 있으니, 이것을 토대로 관광자원화 하겠다는 것이다” 진주시는 28일 이같이 밝혔다. 시는 그간 일부 시 관계자가 비거는 역사적 고증이 됐다고 거론한 것은 ‘말실수’였을 뿐이며, 시는 공식입장으로 비거를 역사적 사실이라 주장한 적이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28일 허종현 문화관광국장은 지난 27일 조규일 진주시장과 한 노교수의 면담과정에서 조 시장도 이 부분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아울러 “다만 비거내용이 문헌에 기록돼 있으니 역사적 사실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이를 관광콘텐츠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애초 계획대로 1270억 원을 들여 망경동 쪽에 비거테마공원을 건립할 예정이다.

비거는 그간 역사적 고증을 두고 논란이 돼왔다. 일부 시 관계자가 고문헌을 보면 비거는 역사적 고증이 된 것이라는 식의 주장을 시의원 등에게 펴왔고, TV광고나 시정소식지 ‘촉석루’ 등에도 비거가 거론되면서다. 특히 시는 올해 3월호 시정소식지 ‘촉석루’에 마치 비거가 실재한 양 글을 실어 논란을 자초했다.

이에 시민단체와 일부 시의원은 시가 근거 없이 비거를 역사적 사실로 치부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하지만 비거를 역사적 사실이라 주장한 적 없다는 시의 공식입장이 나오면서 논란은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허 국장은 이날 이 같은 시의 공식입장을 전하고 “일부 오해가 있었던 것뿐이지, 비거를 역사적 사실이라 공언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시정소식지 촉석루 3호에 실린 비거 관련 대목은 "지식백과를 참고한 것인데, 각주를 달지 않아 오해를 산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 진주시 시정소식지 촉석루 3월호에 나오는 비거 관련 대목

다만 진주시가 문헌에 나온 기록을 토대로 비거를 관광자원화 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 이를 두고 또 다른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김익재 교남문헌연구원 대표연구원(박사)은 지난 22일 <단디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비거는 진주와 상관이 없기 때문”에 역사적 고증 여부를 떠나 관광자원화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허정림 진주시의회 기획문화위원장(민주당/시의원)도 28일 “문헌에 이 같은 기록이 있다고 하더라도 관광자원화에는 신중해야 한다”며 “시의 계획은 공원을 조성하고 짚라인을 설치하는 등 비거를 관광자원화 하겠다는 건데 공원을 만들면 비거가 사실이라 여겨질 가능성도 있다. 공원 조성은 무리가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그간 비거와 관련해 “이러한 이야기가 전해지는 건 자랑스럽지만, 과학적(역사적) 접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 온 박철홍 의원(민주당)은 “시가 비거는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니 다행”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거를 전해지는 이야기 정도로 보고 관광자원화 하겠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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