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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의 한국혁명] 스웨덴처럼 ‘일하는’ 국회의원을

기사승인 2020.06.19  10: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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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국회, 패권 말고 민생

오늘날 한국 정치, 또는 국회 적폐의 문제는 거대 양당 독과점 체제에서 비롯된다. 거대 보수와 거대 중도가 양분·독점해온 정치판의 구조와 질서는 콘크리트처럼 공고하다. 한국 국회가 민의의 전당, 민생의 전당으로 정상화되려면 일 하는 야당, 힘 있는 진보가 제3, 제4의 원내교섭단체로 국회 안으로 진입해야 한다.

그러자면 ‘독일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가 최적의 해법이다. 그래야 기상천외하고 황당무계한 비례위성정당의 시행착오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유권자의 국민 대표성과 정당의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보장할 수 있다. 마치 동업자처럼, 거대 양당이 암묵적으로, 호혜적으로 담합, 양분해온 망국적 지역주의 적폐도 함께 근절할 수 있다.

아마도, 거대 여당이나 거대 야당은 비례대표제가 껄끄럽고 불편할 것이다. 오죽하면 비례위성정당이라는 야비하고 추악한 꼼수에 매달렸을까. 여당의 적지 않은 현역 의원들은 자기 지역구가 없어진다는 걱정이 먼저다. 야당은 초지일관 반대 일변도다. 일반 국민들의 민심이 그대로 반영되는 선거에서는 승리는커녕 선전할 자신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고수하던 협소한 지역기반마저 상실, 정당의 존립기반이 잠식, 붕괴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 정기석 마을연구소 소장

국민에게 국회 해산권, 국회의원 소환권을

문제의 본질은 한국 국회의원들이 가진 과도한 특권 때문이다. 쉽게 포기할 수 없을 정도로 국회의원이 누리는 특권이 매력적이고 유혹적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자이고 독립된 헌법기관으로서의 직무를 자주적이고 독립적으로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 헌법상 특권을 부여하고 있다"며 특권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을 정도다.

그렇게 헌법으로 자가 보장한 국회의원의 특권 가운데 단연 백미는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이다. 헌법 제45조에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행한 직무상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명시했다. 1689년,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를 지키려는 영국의 권리장전이 모태다. 그러나 한국의 국회 안에서는 오·남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니면 말고 식'의 정치적 흉기나 무기로 사용되기도 한다.

불체포 특권은 헌법 제44조에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했다. 국회의원이 신체가 자유로워야 행정부등 외부의 견제와 감시로부터 국회기능이 보장된다는 취지일 것이다. 그러나 범범 사실이 명백하고 죄질이 불량한 동료의원조차 체포할 수 없도록 '방탄 임시국회'로서 상습적으로 악용된다.

이밖에도 국회의원들의 특권은 다종다양하다. 1인당 매년 1억 4천만 원이 조금 안 되는 세비를 국회의원들 스스로 결정한다. 피고용자인 국회의원이 고용자인 국민과 임금협상이나 승인도 없이 자기 임금을 전적으로 자기가 결정하는 방식이다. 한국보다 잘 사는 정치선진국인 프랑스, 영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45평이 넘은 의원회관 사무실, 9명의 보좌관과 비서관, 차량 유류비 및 유지비, 통신요금 지원, 국고 지원 해외시찰 연 1회 이상, 매년 1억 5000만 원까지 정치자금 모금 등 도합 200여 가지의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가히 한국은 국회의원을 위한, 국회의원에 의한, 국회의원의 치외법권 지상낙원인 셈이다.

 

국민보다 2배 더 일하는 스웨덴 국회의원

한국의 국회의원 특권층과 정반대의 환경에 처해있는 국회의원들이 스웨덴에 있다. 스웨덴 국민들은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정치인'이라고 자국 국회의원들을 칭찬한다고 한다. 스웨덴 국회의원들은 특권을 누리지 않기 때문이다. 특권은 고사하고 적은 월급을 받고 밤낮없이 일한다. 특권을 누리려고 국회의원이 된 게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고 싶어 국회의원이라는 고역을 감당하기 때문이다.

▲ 일반국민은 접근도, 통행도 금지된

‘그들만의’ 국회 지하통로.

스웨덴 국회의원은 스스로 근로기준법을 대놓고 위반한다. 평균 노동시간은 주당 평균 80시간으로 일반 국민의 2배 이상이라고 한다. 국회는 일 년 내내 문을 닫지 않는다. 일반 월급쟁이들처럼 매일 국회로 출퇴근해야 한다. 그렇다고 관용차나 차량유지비를 지원하지도 않는다. 돈도 안 되고 폼도 나지 않는 국회 일이 힘들어 중간에 그만 두는 국회의원들까지 발생하는 지경이다.

스웨덴의 국회의원은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을 누리지 못 한다. 민주주의가 성숙되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으니 애초부터 그럴 필요가 없다. 또 스웨덴 국회의원은 혼자 일한다. 1명의 정책보좌관이 4명의 의원을 공동으로 보좌한다. 이른바‘가방모찌’도, 전화 받아주는 비서조차 없다. 그럼에도 의원마다 발의하는 의안 수는 4년 임기 중 평균 100여 건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사회민주당의 '올로프 팔메' 같은 훌륭한 정치인이 나올 수밖에 없는 비옥한 정치토양이다.

한국의 국회의원 수는 유럽의 정치선진국처럼 오히려 더 많이 늘릴 필요가 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정치선진국의 경우 한국보다 거의 국회의원 수가 2배 많다. 프랑스는 6200만 명 인구에 577명의 국회의원, 독일은 인구 8200만에 598명, 영국은 인구 6200만 명에 648명이다. 한국은 5000만 인구에 299석 일뿐이다.

독일 비율로 하면 364명, 프랑스 비율로 하면 465석, 그리고 영국 비율로 하면 522명 수준으로 한국의 국회의원은 증원해도 된다. 국회의원을 늘리되 세비 등 국회의원의 특권은 그만큼 또는 그 이상 줄이면 된다. 국회의원이 늘어난다고 우리의 세금이 더 낭비된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아예 마음 같아서는 도시는 동 단위, 농어촌은 면 단위마다 국회의원을 한 명씩 선출하면 어떨까 싶다. 스웨덴 국회의원처럼 특권은 다 내려놓고 일만 열심히 할 준비와 자세를 갖춘 그런 진정한 일꾼이라야 한다. 독일식 정당명부 연동형비례대표제를 통해 농민, 도시빈민, 청년, 장애인, 다문화, 성소수자 등 다채로운 전문가와 소수자들도 대거 국회에 입성시키자.

그러면 국회의원의 허세와 갑질과 특권의식은 저절로, 제도적으로 사라질 것이다. 누릴 특권도, 폼 잡을 기회도 없는 국회는 재미도 없고 폼도 안 나고 돈도 안 되는 힘겹기만 한 일터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국회는 친일 민족반역자, 양아치, 모리배, 사기꾼 등 정치건달, 시정잡배들에게 더 이상 매력적이지도, 유혹적이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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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 마을연구소 소장 tourmal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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