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윤경희, 김선우 씨 진주 방문해 시민들과 세월호 참사 두고 간담회 열어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2014년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됐고, 1기 특조위가 출범했지만, 박근혜 정부의 방해로 성과를 남기지 못한 채 좌절됐습니다. 선체조사위가 이후 2개 결론을 담은 보고서를 냈고,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가 올해 말까지 활동하지만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진상규명에 힘을 보태주세요”

 

▲ 10일 저녁 7시 진주YWCA 3층에서 세월호 간담회가 열렸다. 왼쪽 김선우 4.16연대 사무처장, 가운데 윤경희 4.16가족협의회 대외협력 부서장

10일 진주를 방문한 윤경희 4.16가족협의회 대외협력 부서장(유가족)과 김선우 4.16연대 사무처장은 이 같이 말했다. 이들은 이날 진주YWCA 3층에서 시민 50여 명과 대화하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올해의 활동목표, 세월호 진상규명활동 현황 등을 설명했다. 시민들과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이들은 올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해 4대 활동 목표를 세워두고 활동 중이라고 했다. 특히 지난 총선 당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힘쓰겠다는 서약서를 쓴 후보들 가운데 178명이 국회에 입성한 만큼, 이들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활동에 힘을 실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내세운 올해 활동 목표는 △성역 없는 전면 재수사-재조사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가시화 △세월호 참사 적폐 청산과 피해자 권리침해, 혐오, 모독 방지대책 마련 △4.16 생명안전공원 건설을 비롯한 추모, 기억, 안전사회건설 활동 본격화 △안전사회 건설 운동의 시민참여기반 확대 등이다.

 

▲ 세월호 간담회에 참석한 시민들

대통령과 정부, 21대 국회와 검찰에 요구하는 바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들은 대통령과 정부에 세월호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약속을 세월호 참사 7주기까지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대통령이 대선 전 유가족들에게 진상규명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피해자 참여에 바탕을 둔 재조사, 재수사 방안을 마련하고 공개되지 않은 세월호 관련 기록을 공개하라는 것.

21대 국회에는 초당적 진상규명 협의기구를 설치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세월호 참사 관련 박근혜 대통령 기록물 공개 결의 △사회적 참사 특조위에 수사권 부여, 조사인원 확충, 조사기간 연장 △김관홍법(피해지원특별법) 개정 △세월호 참사 피해자 모독 엄단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등이다.

대검찰청 산하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에도 그간의 외압 왜곡 수사를 반성하고 성역 없는 전면 재수사를 요구했다. △박근혜 청와대, 김기춘, 국정원, 군 수사 △침몰원인, 구조방기, 진상규명 방해, 진실은폐, 피해자 모독 등 전면 재수사 △수사 과정에 피해자 참여 보장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와 공조 등이다.

김선우 4.16연대 사무처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시작 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반드시 하겠다고 했지만, 임기가 3년이 지나고 있는 데도 이것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민주당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그들이 야당이고 의석 수가 적어 진상규명이 힘들다고 했지만, 이제 거대여당이 됐으니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들은 검찰 특별수사단의 활동에 아쉬움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1월말 유가족들과 이야기 할 때는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는 듯 말했지만, 이제까지 밝혀진 건 일부 관련자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외에는 없다는 것. 특히 세월호 침몰원인은 수사범위가 아니라고 가족들에게 밝히는 등 생각보다 부족한 활동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세월호 간담회에 참석한 시민들

시민들은 이날 두 사람과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시민 A씨는 세월호 침몰원인을 추정하는 영화들이 여럿 나왔는데, 침몰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윤경희 4.16가족협의회 대외협력 부서장(유가족)은 “딱 꼬집어 이야기할 수는 없다. 다만 아이들의 휴대폰 기록을 보면 한 시간 만에 배가 뒤집힌 걸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침몰원인을 재수사, 재조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거다”고 답했다.

오랜 기간 어선 관련 일을 했다는 부산시민 B씨는 “가장 의문스러운 건 왜 구조가 제대로 되지 않았느냐다. 구조가 제대로 되지 않은 이유가 뭐라고 보느냐”고 물었다. 윤 씨는 “누가 (구조를 방해했는지)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당시 청와대에서 아이들을 구조해야 할 해경에게 거듭 영상을 찍어 보내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구조 방해이고, 문제 있는 행동이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 C씨는 “정권교체가 됐고, 총선에서 민주당이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집권여당 인사들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오가고 있느냐”고 물었고, 윤 씨는 이에 “오는 월요일(13일) 국회 내 세월호 TF팀과 만나기로 했다. 178명의 국회의원들이 세월호 진상규명을 약속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 간담회에 참석한 시민들

4.16생명안전공원 건립에 관한 물음도 이어졌다. 시민 D씨는 안산 시민들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여론이 어떠한지, 또 공원조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물었다. 윤 씨는 “처음에는 안산 화랑유원지에 생명안전공원이 들어온다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 반대하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 그간 많은 사람들이 노력한 결과라고 본다”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 말미에 김선우 4.16연대 사무처장과 윤경희 4.16가족협의회 대외협력 부서장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지역민과 세월호 단체들도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했다. 세월호 7주기 진상규명을 목표로 피켓팅과 서명운동, 노란리본 나눔을 지속적으로 펼쳐주고, 안산 기억 순례, 목포 세월호, 팽목 예술기억마당 등에 함께해 달라는 것.

한편 이날 간담회는 진주에서 활동 중인 세월호진실찾기 진주시민의모임(이하 세진모)이 주최했다. 세진모는 2015년 6월 결성돼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행사를 가져왔다. 그간 세월호 극단 노란리본의 공연(2차례), 4.16연대 간담회, 세월호 특조위 1기 위원장의 강연 등을 이어왔다.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는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 문화제(집회)나 피켓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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