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 펴내 기후변화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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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디뉴스=김순종 기자] 기후변화로 인한 우리나라 지표온도 상승이 세계 평균보다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880~2012년 새 세계 평균 지표온도는 0.85도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는 1912~2017년 사이 1.8도가 상승한 것.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되면 21세기 말 지표온도가 4.7도 더 상승하고, 생태계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환경부는 29일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을 펴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환경부와 기상청이 우리나라 기후변화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 영향 및 적응 등의 연구 결과를 정리해 공동 발간한 것이다. 한반도 기후변화를 주제로 지난 6년간 발표된 1900여 편의 논문과 보고서를 집대성했다. 보고서는 2010년, 2014년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의 기온 및 강수 변동성은 전 지구적인 온난화 현상과 장기적 기후 변동성의 영향을 받고 있음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 100년 간 평균 지표온도가 1.8도 상승했고, 연평균 강수량도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여름철 강수량은 10년마다 11.6mm씩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해수면은 지난 30년간 연간 2.9mm씩 상승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지금처럼 지속되면 폭염일수의 증가로 노년층이나 만성질환자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는다고 내다봤다. 특히 폭염일수가 기존 10.1일에서 21세기 후반 35.5일로 증가해,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할 것이라 분석했다. 2040년이면 폭염 사망자는 현재 10만 명 당 100.6명에서 230.4명으로 2배쯤 증가한다.

온도상승에 따라 동물 매개, 수인성 및 식품 매개 감염병도 증가하며, 특히 쯔쯔가무시증, 말라리아 등의 매개 감염병과 살모넬라, 장염비오리오 및 황색포도 상구균으로 인한 식중독도 증가할 것으로 풀이됐다. 2050년대에는 뎅기열과 자카바이러스를 옮기는 흰줄숲모기 성충의 동면도 가능해질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변화가 지속되면 2100년쯤 우리나라 국토의 52%가 아열대 기후로 변한다. 이에 따라 소나무숲 면적은 지금보다 2080년대 15% 줄고, 벼 생산성은 25% 이상 감소한다. 사과 재배 적지는 없어지며, 감귤은 강원도에서도 재배 가능해진다. 벚꽂 개화 시기는 2090년 지금보다 11.2일 빨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기후 변화는 우리 삶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 지역 침수 위험도가 오르며, 특히 전남 진도와 신안군, 서해안 태안군 등이 취약지로 꼽인다. 등산, 자전거 타기 등 야외 레제활동이 줄어 관련 사업이 위축되며 패션, 가전, 식음료 등 여러 업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여름철 전기 사용량(에어컨 등)도 대폭 늘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우리 사회 전 부문에 미칠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데 목적을 뒀다. 아울러 올 하반기 수립 예정인 ‘제3차 국가 기후변화 적응 대책’을 비롯한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변화가 곧 재해로 다가오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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