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김희준 시인의 첫 시집이자 유고시집이 지난 10일 '문학동네'에서 나왔다.

- 문학동네 시인선 146 「언니의 나라에선 누구도 시들지 않기 때문」

- 올해 7월 24일 새벽 진주시 내동면 빗길 교통사고로 세상 떠나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올해 7월 세상을 떠난 젊은 시인을 기리는 유고시집이 나왔다. ‘문학동네 시인선 146’ 김희준 시집으로, 표제는 「언니의 나라에선 누구도 시들지 않기 때문」이다. 시인의 49재 되는 날이자, 26번째 생일이던 9월 10일 나온 이번 시집은 시인의 첫 시집이자 유고시집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고 김희준 시인(26, 여)은 경상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이던 지난 7월 24일 새벽 5시쯤 진주시 내동면에서 빗길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단디뉴스>는 올해 7월 이 사고를 보도한 바 있다.

시인은 신예 시인으로 그간 주목받아왔다. 통영여고 재학 시절 64회의 공식 수상 실적(대상, 장원 등)을 거뒀다. 경상대학교에 입학해 2017년 <<시인동네>>로 데뷔했다. 같은 해 계간 <<시산맥>>의 제2회 ‘시여, 눈을 감아라’에서 문학상을 받았다. 경상대 개교 70주년이던 2018년 70인의 개척인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기도 했으며, 올해는 아르코청년예술가 창작준비지원금을 받았다.

고 김희준 시인의 시집은 모두 4부로 구성됐다. 1부는 ‘단지 여름이 실존했네’, 2부는 ‘천진하게 떨어지는 아이는 무수한 천체가 되지’, 3부는 ‘지금 내가 그린 우리 가족처럼 말이다’, 4부는 ‘애인이 없어야 애인을 그리워할 수 있었다’ 이다. 1-2부에서는 자신에게 다가올 운명적 예감을, 3-4부에서는 안으로는 가족, 밖으로는 타인과의 관계망에 대한 서사적 편모들을 상상과 환상에 기초해 풀어놨다.

특히 시집 머리말에는 “올리브 동산에서 만나요”라는 한 줄만 적혀 있다. 시의 한 대목이다. “북회귀선에서 궤도를 따라가다가 손을 놓친 아이/블랙홀에 쓸려간 아이” 이 또한 시의 한 대목으로 자신에게 올 불의의 사고를 예지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 시집 끝부분에는 장옥관 교수의 발문 ‘위태롭고 불안한 문장들의 호명’이 시인의 짧은 생애를 풀어주는 ‘평전’격으로 실렸다.

고 김희준 시인은 젊은 시인으로서 유달리 언어감각이 뛰어나고, 상상의 폭이 넓으며, 활용하는 비유의 확장성도 강했던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특히 신화, 동화, 만화, 영화, 천체 등에 대한 섭렵으로 언어의 폭이 드넓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고 김희준 시인은 1994년 9월 10일 통영에서 태어나 통영여고를 졸업한 뒤 경상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특기생으로 입학했다. 동 대학원(현대문학 전공)에 진학해 학위 논문을 준비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