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화백 그림 상설 전시된 미술관 경영난, 이참에 진주로 가져와야”

▲ [사진= 이영미술관 누리집 갈무리] 이영미술관 누리집에는 박생광 화백 그림 170여 종이 소장품으로 안내되고 있다.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진주 출신 박생광 화백의 그림이 상설 전시된 경기도 용인의 이영 미술관이 경영난으로 올해 말 장소를 비워줘야 하는 상황에 처한 가운데, 진주혁신포럼(대표 갈상돈)은 진주에 박생광 미술관을 건립해 이영 미술관이 소장한 박 화백의 그림을 가져오고, 이들 그림이 진주에서 상설 전시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박생광 화백은 진주를 대표하는 화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진주에서 출생해 진주농고를 다니던 중 일본으로 건너가 교토시립회화학교(현 교토예술대)를 졸업했다. 해방 후 진주에 정착해 지역문화예술인과 교류하며 활동했고, 70년대 말부터 한국적 회화기풍에 천착, 샤머니즘과 불교설화, 민화와 역사를 주제로 한 채색화를 그렸던 ‘동양화의 대가’이다.

진주혁신포럼은 22일 “박생광 화백의 그림이 상설 전시된 용인 소재 이영 미술관이 경영난으로 2020년 12월까지 장소를 비워줘야 할 상황이다. 박 화백의 그림도 서울 모 갤러리로 옮겨질 예정이라는데, 이참에 지역에서 힘을 모아 박 화백의 그림이 진주로 이전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진주에 박생광 미술관을 건립해 이영 미술관 소장 그림을 가져오자는 것.

이들은 이어 “사실 우리 진주는 동양화의 대가인 박생광 화백을 배출하고서도 그간 그를 제대로 알지 못했고, 걸맞은 예우도 해주지 못 했다. 그의 그림이 상설 전시된 미술관이 문을 닫고, 그의 그림이 빛을 보지 못한다면 이는 너무 한심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박생광 미술관 건립과 함께 박생광 거리도 만들어 그의 업적을 기리자고 호소했다.

이들은 박생광 거리는 박 화백이 태어난 망경동에 조성해야 하며, 이곳을 예술의 거리로 만들어 망경동이 재탄생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생광 화백의 묘소가 있는 진주시 미천면 오방리 뒷산에는 묘소를 찾아갈 수 있는 표지판 하나 없고, 박 화백이 태어난 망경동에는 과거 박생광로(路)가 있었지만 지금은 사리지고 말았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진주혁신포럼은 박생광 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기 위해 최근 ‘그대로 박생광 미술관 건립 시민 추진단’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생광 미술관 건립은 문화예술 도시 진주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일반 시민들은 물론 진주의 문화예술계와 진주시, 진주시의회 등도 미술관 건립 등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박생광 화백의 그림을 상설 전시하고 있는 이영 미술관 측은 22일 “올해 말 미술관이 위치한 장소를 비워줘야 하는 건 맞다”면서도 박 화백의 그림을 진주로 가져온다는 계획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갈상돈 혁신포럼 대표는 “그간 이 같은 논의가 제대로 진척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방안을 마련해 미술관 측을 설득해 나아가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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