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해년 출생 싱어송라이터 3인, 호탄동을 찾아오다

<Be Careful> 작사/곡 조용호
세상은 너무나도 빠르게 돌아가고
너무나 빨라지면 빠른지도 모르지
즐거운 시대는 다시는 오지 않고
텔레비전이 꺼지면 온 세상도 까맣네
Be Careful, My Brother
Be Careful, My Sister
Be Careful, Be Careful, You and Me
인생은 너무나도 짜증스러워졌고
허튼 농담을 한다면 나를 때릴지도 모르지
노래는 너무나도 저질이 돼버렸고
벗은 여자들을 본다면 귀가 잘릴지도 모르지
하루는 너무나도 허무하게 흘러가고
퇴근 시간이 온대도 할 수 있는 건 없지
즐거운 나날들은 다시는 오지 않고
텔레비전이 꺼지면 내 마음도 까맣네

1983년, 계해년(癸亥年) 출생의 뮤지션 3인이 합동 공연을 펼쳤다. 지난 5일 호탄동 ‘부에나비스타’에서 신곡 'Letter to Yoko'와 'Be Careful'로 꾸준히 공연을 펼치고 있는 <조용호>와  <존스트롱맨밴드> 출신으로 홀로서기를 시도 중인 <John Debt(박만)>, <박동현>이 각자의 근황과 삶을 전하며 노래를 했다. 공연 후 만난 <조용호>와의 대화를 정리해 본다.

1.
힘겨운 일과를 마친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와 텔레비전을 보고, 시간이 날 때마다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을 접합니다. 텔레비전에서는 '먹는 것'만 보여주고, 우리는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만 합니다. 연예인들이 나와서 의미 없이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같이 웃고 떠들죠. 매스미디어의 천박한 프로그램들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직장인들의 근로 시간은 길고, 근로 환경은 딱히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대해 점점 무뎌지고 있습니다. 일상의 문제에 대한 인식이 결여된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문화와 사회의 문제를 우리는 회피하고 외면하고 있습니다. 악순환이죠. 저는 이것이, 거대 매스미디어의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우리 일상과 삶의 문제에 대해 그들은 침묵합니다. 단순하게 웃고, 먹고, 노는 것들만 보여 줍니다. 우리는 점점 무지해지는 거죠. 그런 사회 구조적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이 노래는 좀 더 공격적이며 거칠게 만들고 싶었는데, 그냥 단순한 개인적 감상이나 탄식의 느낌으로 만들어진 것 같아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곡이기도 합니다.

2.
어쿠스틱 열풍이 불면서, '모던 포크 (Modern Folk)' 음악이 다시 유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근래 한국의 '포크(Folk)' 음악 열풍에 대해 저는 다소 회의적입니다. 통기타만 들고 노래한다고 해서 '포크(Folk)'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음악'이 우리의 일상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음악'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록(Rock)'이든, '힙합(Hiphop)'이든, '펑크(Punk)'든, 모든 음악은 우리 일상을 반영해야 합니다. 그러나 근래 '포크(Folk)' 음악은 단순한 소비문화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박제된 사랑을 이야기하고, 개인적 감상만을 내세우고 있죠. 저는 이런 것들이 오히려 비현실적이며, 보편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솔직한 삶의 모습이 아니잖아요. 사실 우리는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일을 늘 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를 요즘의 ‘음악’들은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의 ‘음악’을 정말 듣기가 싫습니다. 자본의 힘에 의해 만들어진 위선적이고 가식적인 ‘음악’들이 우리의 삶을 예쁘게 포장하고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죠. 그러한 것을 이야기해야만 진정한 ‘음악’이고, 그것이 진짜 '포크(Folk)'라고 생각합니다.

3.
사실 제 노래들은 진부하고 좀 촌스럽기도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으니깐요. 그래도 음악이 가져야 할 ‘기본 정신’을 우리는 꾸준히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김태춘>님의 음악에는 우리가 이야기해야 할 많은 것들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 음악계의 보석 같은 존재죠. 저도 그 분처럼 좋은 노래 더 많이 만들고, 더 좋은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꾸준히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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